산으로 가는 뮤지컬 ‘떴다 심청’
산으로 가는 뮤지컬 ‘떴다 심청’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4.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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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공연 앞두고 ‘자중지란’

뮤지컬 공연 '떴다 심청' 리허설 중에서

제작 초기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판타지 뮤지컬 ‘떴다 심청’이 개막 공연을 코 앞에 두고 내부 불협 잡음이 외부까지 퍼지는 등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이번 작품에서 총 연출을 맡은 장선우 연출가가 돌연 잠적했다는 설이 불거지면서 부터다.

장 연출가의 잠적설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는 지난 17일 저녁에 있었던 기자 간담회에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어 세간의 궁금증을 낳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전북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간담회가 열리기로 한 전날인 지난 16일 아침에 장 연출가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부득이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못했다.

개막 공연 오프닝을 사흘 앞두고 전반적으로 뮤지컬 작품을 진두 지휘해야 할 총 연출가가 자리를 비우고 있음에도, 재단 측은 이에 대해 속 시원한 해명 없이 개인 사정이라고만 밝힌 것이다.

연출가 돌연 잠적이라는 황당한 상황 속에서 개막일까지 준비 시간도 매우 촉박하지만 총 연출가의 잠적으로 인해 질 높은 공연의 완성도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게 된 상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공연에 임박해서야 위촉된 장 연출가가 합류를 하게 되면서, 지역 인사로 함께 합류한 백민기 협력 연출가나 그동안 공연을 준비했던 재단 측 관계자, 출연진 사이에 내홍이 깊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장 연출가와 함께 연습 현장에 있었다는 한 측근은 “연출가가 있어도 출연진이나 제작진 사이에 융화가 안 되는 것처럼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연출가와 서로 의사소통이 안되다 보니 보고 체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엔 소통의 부재로 말미암아 장 연출가는 “내가 여기 있을 필요가 있느냐”며 고충을 토로했다는 후문도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단 측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본에 판소리 사설 대목을 비중있게 다루려는 장 연출가와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고 밝혀 내부 갈등이 장 연출가의 잠적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판소리에 무게 중심을 뒀던 장 연출가의 의도와 뮤지컬 브랜드 공연으로 대중성을 겨냥하고자 했던 재단측의 견해가 충돌하면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자칫 작품 의도를 놓고 불거진 내부의 갈등이 이대로 봉합되지 않으면, 연중 상설로 진행될 공연에도 적지 않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연출가가 의도한 대로 판소리의 사설 위주로 작품이 진행되다 보면 전문 소리꾼 역할이 필요할 정도로 이를 뒷받침할 만한 출연진이 요구된다”며, “브랜드 공연으로서 불특정 다수가 관람할 수 있기에 중간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해주다 보니 간섭으로 여길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지역 문화예술계의 한 연출가는 “도내에서 상주하기 어려운 연출가가 총괄을 맡게 됨으로써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면서, “대형 공연에서는 영역이나 규모에 따라 총 연출과 협력 연출을 둘 수도 있는데 이처럼 서로가 작품을 놓고서 대립하는 양상은 흔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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