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지 못한 피렌체’
‘당신이 보지 못한 피렌체’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4.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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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피어난 도시

 이탈리아 피렌체의 거리를 걷다 보면 도시 곳곳에 남겨진 중세의 흔적과 마주할 수 있다. 

 암흑의 시대로 불리는 중세 천 년은 기독교 교리로 공동체가 다스려졌던 시기다.

하지만, 농업에서 상업으로, 대토지를 소유한 영주 계층에서 상인들로 경제활동의 중심 영역과 주체가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기독교 교리로는 이 시대를 운영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이념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란, 기독교 교리에서 벗어나 고대 로마 정치제도에서 시민사회를 위한 사상과 체계를 찾고 만들어가는 지적 패러다임의 변화인 셈이다. 흔히 르네상스 시대를 문예부흥의 시대라고 부르지만, 이는 거대한 변화를 축소시켜 표현한 것일 뿐이라는 주장인 것. 인간의 역사는 돈과 권력을 떼고 이야기할 수 없는 만큼, 정치와 경제의 관점에서 르네상스를 새롭게 조명해야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이 모든 것은 바로, 당신이 보았으나 실은 보지 못했던 진짜 피렌체에 대한 이야기다.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르네상스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연구를 오랜기간 해온 성제환 원광대 교수가 또 한 번 피렌체 르네상스의 진짜 모습을 정리했다.

새 책 ‘당신이 보지 못한 피렌체(문학동네·1만9,000원)’는 르네상스의 살아있는 교과서라 할 피렌체의 대표적인 건축물과 예술품을 7일간의 일정으로 연대순으로 찾아가도록 꼼꼼하게 기획된 책으로 눈길을 끈다.

전작 ‘피렌체의 빛나는 순간’이 메디치 가문을 중심으로 한 피렌체 신흥상인들을 통해 르네상스 예술이 꽃 피우는 과정과 그 이면에 깃는 시대정신에 대해 다뤘다면, 이 책은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시대 속에서 신이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 되는 문명이 어떤 골격을 기반으로 형성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 책 이후 이번 책이 출간되기까지 3년이 넘게 걸린 것은 자료 수집에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자료를 정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 중세 말기부터 르네상스의 황혼기까지 그 역사의 주역이라 할 성직자, 토착귀족, 신흥상인, 시민, 인문학자, 공화주의자 등 이들의 이상과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피어난 피렌체 르네상스의 진실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국내외를 막론하고 르네상스 시대 문명을 다룬 저서들이 제법 나왔지만, 주로 예술작품 감상이나 추상적인 가치에 너무 치우쳐, 르네상스 문명의 겉모습만 보고 있는 듯하다”면서 “감히 경제학자가 이러한 오류를 바로 잡는다기보다는, 지금까지 간과하고 지나쳤던 문명의 거푸집인 경제와 정치라는 관점에서 르네상스 문명의 골격을 좀더 선명하게 드러내보이겠다는 의도에서 책을 썼다”고 밝혔다.

지은이는 고려대 경제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옌칭 연구소의 ‘World Wide Young Doctoral Full Scholarship’을 받아 코넬 대학교에서 노동경제학으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산업개발원’ 원장과 ‘21세기 문화정책 위원’, 원광디지털대학교 총장을 역임, 현재 원광대학교 경영대학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문화 · 예술상품 소비결정요인에 관한 경제학적 연구’‘문화 소비자본이 문화·예술상품 수요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연구’‘보드리야르의 소비사회론과 문화경제학’등의 논문과 ‘피렌체의 빛나는 순간’‘문화의 창조성과 지적재산 보호’‘한국의 고용정책’(공저)을 쓰고 ‘문화경제학’을 옮겼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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