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경제 발전, 관련 전 부문 힘 합쳐야
전북경제 발전, 관련 전 부문 힘 합쳐야
  • 정재근 기자
  • 승인 2017.04.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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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제 Restart 캠페인 <완>

 ‘대한민국 산업수도’라 일컬어지는 울산시. 새로운 닉네임은 ‘현대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여의도 1.5배 면적에 직원수 3만명에 이른다.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비롯해 현대 계열 기업들이 줄지어 포진해 있다. 오죽하면 ‘울산에는 현대맨들과 그 나머지 단 두 부류의 사람만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현대자동차 등에서 일하는 이른바 ‘현대맨’들과 그 가족이 울산 인구의 절반은 족히 차지할 거라는 의미에서다.

그런 말이 결코 과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울산시는 현대와 함께 성장하고 발전을 도모해 가고 있다. 지역 발전의 바로미터인 인구수 변화 추이만 봐도 그렇다. 현대자동차가 세워지기 한 해 전인 1966년까지만 해도 울산시 인구는 11만2천명에 불과했다. 이후 1970년 15만9천명을 시작으로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고, 1997년에는 100만명을 돌파함으로써 광역시 승격의 영예를 안았다. 2016년 현재 울산 인구는 117만3천명으로 1966년 대비 10.4배 폭증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설립 초창기 한 해 614대에 불과하던 생산량이 140여만대로 2천280배나 폭증한 것과 비례하는 경이적인 성장이었다.

대한민국 제2의 자동차 도시를 꿈꾸며 최근 한창 성장·발전해 나가고 있는 광주광역시 역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설립 직전인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인구수가 30만9천명에 불과했다. 그러다가 1965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前아시아자동차)이 설립되면서 인구수가 늘어나기 시작해 1970년 50만1천명, 1990년 111만4천명을 기록했고, 2016년에는 149만2천명까지 치솟으며 종전 대비 483%나 폭증했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설립 초창기 1천737대에 불과하던 생산량이 2015년엔 53만대를 돌파함으로써 3만5백배나 폭증한 것과 궤를 함께 한다.

이들 두 기업의 사례는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기업 하나가 해당지역 성장·발전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 성장·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관심이나 성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해준다.

한 예로 2016년 기준 울산 지역에서의 현대자동차 승용차 시장점유율은 50.2%에 달한다. 전국평균 35.2% 대비 15%포인트, 즉 43%나 높은 수준이다. 광주 지역에서의 기아자동차 시장점유율도 36.1%로 전국평균 29.7% 대비 22%나 높게 나타나고 있다. 랜드마크 기업에 대한 지역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애정이 해당 기업들의 성장·발전을 뒷받침했다는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그렇다면 우리 전북의 현실은 어떠한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울산이나 광주의 경우와는 정반대로 기업들이 안방시장에서 대접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홀대(?)를 받고 있다. 지역 내 최대 규모 사업장이자 전북의 상용차메카 꿈을 이뤄줄 간판기업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사례만 봐도 그렇다.

1995년 전북에 둥지를 튼 이래 23년째 전북 경제의 중심축 역할을 해오고 있음에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생산하는 중대형 상용차의 전북지역 시장점유율은 60.1%로 전국평균 61.1% 대비 1%포인트나 낮다. 특히 트럭 제품의 전북지역 시장점유율은 55.6%로 전국평균 대비 4.5%포인트나 낮고, 심지어 기아자동차 안마당인 광주시에서의 시장점유율 56.6%보다도 1%포인트 낮다. 울산과 광주가 지역 내 주력 생산제품인 승용차 부문에서 전국평균 대비 각각 43%, 22%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올려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이같은 시장점유율은 전북이 지역 기업에 대해 얼마나 무관심하고 지원 노력에 인색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전북의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직접 고용인원만 1만명이 넘고, 부품협력업체 등 전후방산업 종사자와 그 가족까지 합하면 수십만명 규모 인구효과가 있는 자동차기업 3사를 품에 안고도 오히려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전북의 인구 현실은 관내 기업들의 초라한 성적표와 결코 무관하다 말할 수 없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한국GM 군산공장 설립 무렵인 1995년 190만명을 기록했던 전북 인구가 2016년 현재 186만명으로 4만여명 준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한 가지 아이로니컬한 것은 이렇게 지난 20년간 전북 인구는 줄었지만, 현대자동차와 한국GM 등 기업의 직원들과 가족이 주로 모여 사는 전주시와 완주군, 군산시만은 전북도 내 6개 시와 8개 군 가운데 유일하게 1~9만명씩 총 11만4천여명 인구가 늘었다는 것이다.

전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재물이 모여들어야 하고, 그러려면 기업이 발전하고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전북은 그동안 품 안에 든 기업들도 제대로 발전시키지 못했고, 더 많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 기회도 놓쳐왔다. 늦은 감은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관련 전 부문이 뜻과 힘을 모아 기업들 키우기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생산품 팔아 주기라든가 강성노조 문제 중재 등 기업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실효성 있는 지원 노력을 좀 더 적극적으로 기울여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울산과 광주에서 그랬던 것처럼 기업들은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 그 몇 배 값진 열매들을 우리 전북에 되돌려 줄 것이다.

완주=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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