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장미’ 대선의 명암
5월 ‘장미’ 대선의 명암
  • 최낙관
  • 승인 2017.04.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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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사회를 근본부터 흔들어 놓았던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 5월 장미대선으로 연결되면서 대한민국 민심의 향배는 이제 조기대선으로 향하고 있다. 19대 대선은 촛불민심의 역동성이 만들어낸 한국 정치사의 새로운 이정표임은 틀림없지만, 그 과정 속에 내재되어 있는 ‘촛불’과 ‘태극기’의 극한 이념대립은 물론 진보와 보수의 편 가르기 등 구태가 여전히 반복되는 아픔을 안고 있다. 그래서 그 승자가 누구이든 5월 9일 대선은 ‘가시 돋친 장미’를 손에 쥐는 ‘독이든 성배’의 주인공을 선택하는 운명의 한판승부라고 본다.

더 나아가 정치적 이념적 갈등은 차치하고라도, 차기 정권은 대한민국의 구조적 결함으로부터 야기되는 한국사회의 만성적인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근본부터 수정해야만 하는 엄청난 개혁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감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또다시 모습을 드러낸 대기업들과의 정경유착, 지속적인 저성장, 저출산, 불평등한 부의 재분배, 청년실업과 노인빈곤, 국민 자살률, 성장과 복지수준의 불균형 등 무엇 하나 간과할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마치 산처럼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그 결과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하는 국가경쟁력 순위는 노무현 정부 때 세계 11위로 정점을 찍고 이명박 정부를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는 세계 26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특히 정부정책결정의 투명성은 115위로 바닥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닫힌 사회’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이 행복하지 못한 지금의 상황과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우리의 민낯이자 자화상이다.

특히 대권주자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우리의 현주소는 분명히 지속가능하고 예측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개혁과제로 인식되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이러한 당위성에도 대선주자들의 공약과 정책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작금의 대선과정에서 상대를 향한 비난과 고성 그리고 막말에 묻혀 그 존재감을 찾아보기 어렵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 물론 대통령 탄핵과 구속 그리고 세월호와 같은 거대 이슈로 국민들의 관심이 분산될 수도 있고 아울러 헌정사상 유례없는 조기대선이 현실화되면서 대선 후보들이 국가적 과제를 정책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예산계획도 없는 속빈 강정과 같은 공약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유권자들의 속내는 정말 혼란스러울 뿐이다. 따라서 우여곡절 끝에 차기정권에 의한 국정운영이 시작되다 하더라도 준비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와 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대선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허탈감은 전라북도 유권자들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 전북의 경제성장률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제로’를 기록하고 있는 비관적 현실에서 진정성이 결여된 대선주자들의 ‘박제된’ 공약들은 도민들의 허탈감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라북도가 올해를 ‘전북 몫 찾기’ 원년으로 목표를 설정한 상황에서 최근 전북지역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JB전북은행, 전북 건설단체 연합, 전북경총,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 등 전북지역 경제단체들이 대선공약 과제를 발표하며 대권주자들에게 전라북도의 존재를 부각하며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압력행사는 전라북도에 특혜를 달라는 요구가 아닌, 그동안 빼앗긴 전북의 정당한 몫을 돌려받고 누리길 원하는 지역정서를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유명한 법언(法言)이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우리의 몫과 권리를 관철할 수 있도록 깨어나는 것이고 나아가 도민 모두가 지혜 나눔과 실천으로 하나 되는 것이라고 본다.

최낙관<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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