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운동장 그리고 호남
기울어진 운동장 그리고 호남
  • 김광삼
  • 승인 2017.04.02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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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대선구도가 점차 윤곽을 드러나고 있다. 각 정당들의 대통령후보 경선도 4월 초순이면 모두 끝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문재인 전대표가 과반이상의 득표를 하게 되면 다가오는 4월 3일에 대선후보로 결정되고, 국민의 당의 경우 이변이 없으면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 구도를 가리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계기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이 되고 그 결과로 자연스럽게 박근혜 정권을 떠받치고 있던 보수세력이 궤멸하면서 기존의 여당이었던 보수정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후보가 대권을 잡을 가능성이 없고 야권인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 정권을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호남의 유권자들은 지난 18대 대선까지는 그 동안 맘에 들지 않더라도 대선후보를 선택할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호남에 기반을 둔 유일한 야당의 가장 강력한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고 그래서 전략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 주었다.

그렇지만, 이번 19대 대선은 다르다. 보수와 구 여권내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없고 결국 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 양당 후보가 호남의 표를 얻으려면 경쟁을 하여야 하는 특이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이제 호남의 유권자들은 단일 야당의 대권후보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양당에서 좋아하는 대통령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대안적 선택권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호남의 유권자는 이전 대선과 달리 문재인과 안철수라는 2장의 카드를 만지작 거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두 후보중 호남은 누구를 선택한 것인가?

일단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7일 호남권(광주, 전남, 전북) 대선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60.2퍼센트의 지지를 얻었고 그에 앞서 국민의당은 지난 25일 광주전남제주권, 26일 전북권 두 차례의 대선후보경선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누적유효투표 64.6퍼센트를 얻어 차기대권구도가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간 경쟁구도로 재편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경선의 결과를 유추해 보고 최근 발표되고 있는 여론조사의 추이를 보면 이번 선거에서는 호남유권자가 문재인 또는 안철수 어느 한 쪽으로 몰표를 줄 것 같지는 않다.

호남 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자가 대권을 거머쥘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에 문재인 전대표든 안철수 전 대표든 호남의 표를 얻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호남의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기분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들의 호남에 대한 열정적인 구애가 표를 얻어 정권을 잡기 위한 일회성 몸짓인지 아니면 정말 맘에 우러나는 진정성에서 나오는 것인지 의구심이 생긴다.

정치인의 말을 절대 믿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수없이 하고 듣고 있지만, 우리는 선택을 하여야 하는 순간이 곧 다가올 수밖에 없다.

양당의 유력대권 후보가 호남출신이라면 더할 나위 좋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우리 호남이 최선의 선택하여야 할 후보의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필자의 개인적 의견을 말하라고 한다면 낙후된 호남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진정성과 애정이 있는 후보 그리고 대통령이 되어 정권을 잡으면 국가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수권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후보를 호남유권자들이 선택을 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한국 대통령역사는 아픔을 가지고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독재로 인하여 하야를 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은 측근으로부터 시해를 당했고, 그 이후 대통령 6명중 박근혜 대통령 등 3명이 구속이 되었고, 1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번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는 우리 호남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국민의 대통령이 당선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광삼<법무법인 더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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