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쑤의 한인사회] 난징에서의 4년, 대학교 진학을 위한 밑거름
[장쑤의 한인사회] 난징에서의 4년, 대학교 진학을 위한 밑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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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3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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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주영 씨는 약속 시간에 정확하게 신제커우(新街口) 스타벅스 커피숍에 나타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20세 나이보다 성숙해 보였고 조금 어색해하는 것 같았다.

강주영 씨는 중학교 3학년 때 누나와 같이 난징에 왔고 진링(金陵)중학교 허시(河西)분교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치고 난징대학교에 입학하였다. 중학교 때 편입학 하였기 때문에 ‘니하오’ 밖에 모르는 그에게는 학교생활이 매우 힘들었다. 식당에 가서 밥 먹을 때도 손가락으로 요리를 이것 저것 가리키며 주문했다. 친구들과는 영어와 손짓으로 간단하게 교류할 수 있었지만 수업시간에는 대부분 알아들을 수 없었고 사전에 의지해 천천히 배워나갈 수밖에 없었다. 조금씩 알아들을 수 있는 게 늘어났고 반년이 지나 수업내용의 50% 이상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1년이 안돼 선생님의 진도를 따라갈 수 있었다. 그는 언어를 배우는데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다. “진링중학교 허시분교에서 4년을 다니면서 언어를 배웠을 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많이 사귀게 되었습니다. 특히 은사님 몇 분은 저한테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지금 저에게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저는 난징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비록 그때 외롭기는 했지만요.”

고등학교 2학년 때 문과와 이과로 반을 나누자 강주영 씨는 문과를 선택하였다. 대학교 진학이 그리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국어 선생님은 그에게 시간이 있을 때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면서 중국의 유명한 장편소설 『백녹원(白鹿原)』을 추천해주었다. 최근에는 또 이 소설을 각색한 연극을 보러 갈 계획이다. 그는 루쉰(魯迅), 스테성(史鐵生), 저우궈핑(周國平), 위화(余華) 등 중국 근현대 작가의 소설과 산문을 적잖이 읽었다. 그중 스테성의 산문집 『나와 지단(地壇)공원』, 저우궈핑의 수상록 『사람과 영원』을 가장 좋아한다. “루쉰의 소설도 읽었습니다. 『아Q정전』은 세 번이나 읽었는데 매번 그 느낌이 달랐습니다.” 라고 그는 말했다. 처음에는 초등학교 때 한국어판으로 읽었고 그때는 일반인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 때 다시 읽고 아Q가 하나의 집단 같았다. 고등학교 때는 아Q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고 ‘정신승리법’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것 같았다. “선생님들께서 저한테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특히 역사선생님 덕분에 저는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중국의 문학작품을 많이 읽기는 하였지만 그는 대학교 전공을 선택할 때 난징대학교 경영대학 금융학과를 선택하였다. 인기가 많고 입학 점수도 높은 학과였다. 경영대학을 지원한 것은 아버지의 말씀에 따른 것이었지만 난징에 계속 남기로 한 것은 그 자신이 이곳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친절한 선생님이 계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동창도 많습니다. 주말에는 또 친구끼리 모임도 가집니다. 난징의 골목골목을 잘 알고 있고 음식에도 맛을 들였습니다.”

강주영 씨는 아직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정하지는 않았지만 전공 하나만은 열심히 배우고 싶어한다. 대학교 1학년 전공과목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는 2학년 전공과목 한 개를 이번 학기로 앞당겨서 배우고 있다. 다음 학기에는 더욱 많은 전공과목을 수강할 것이고 기초를 잘 다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장훼이칭·張會淸 글/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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