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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주의 원칙이 통하는 사회
청와대=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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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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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구속의 당위를 설명한 많은 문장에서 인용한 우리 헌법 제11조 제1항의 무겁지만 평범한 메시지다.

 이 조항은 모든 영역에 있어서 누구든지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를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설령 국민의 평등이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합리적 이유 있는 차별을 허용하는 상대적 평등이다’고 할지라도 법 앞의 평등이란 명제는 위협받지 말아야 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법원에 영장 청구를 한 만큼 현재 공은 법원에 넘어가 있다. 국민감정은 구속수사를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CBS라디오가 지난 22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박 전 대통령 구속 수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보도를 보면 ‘찬성한다’는 의견이 72.3%로, ‘반대한다’는 의견 25.1%보다 3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잘 모름’이란 응답은 3.7%였다. 하루 앞서 한 종편방송이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71%가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감정에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한다. 뇌물 수수와 직권 남용 등 총 13개에 이르는 혐의를 박 전 대통령은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 433억 원을 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재판을 받고 있고 공범으로 지목된 최순실 씨, 김종 전 문화체육부 차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마찬가지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장관도 재판이 진행중이다. 기억하듯이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은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돼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 효과가 중대하므로,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파면이유를 밝혔다.

구속수사 반대의견도 물론 존재한다. “파면까지 당한 전직 대통령을 굳이 구속 수사까지 해야 하느냐. 사회통합을 위해 구속까지는 말아야 한다. 정상참작을 해야 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심지어 ‘혼자’이므로, ‘여성’이니까 란 말도 서슴지 않는다. 친박진영의 격앙된 목소리가 전해졌다. “사약을 내리는 격이다(김진태 의원). 부관참시와 다름없다(윤상현 의원). 국가 위상에 도움이 되겠나(정태옥 의원)”라고 했다. 청와대 역시 침통한 분위기다. 모두 법원이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쏟아 내는 말이다.

‘박·최 게이트’ 발발 8개월만인 지난 27일 영장을 청구하면서 검찰은 “피의자는 막강한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게 하거나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하는 등 권력남용적 행태를 보였다”면서 “뇌물공여자까지 구속된 점에 비춰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반한다”며 구속 수사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치적 판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위기 속에서 구속영장 청구까지는 ‘정치가 사법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일반의 원칙이 지켜졌다. 이는 법 앞의 평등이란 헌법 가치 수호의 문제이고, 사법부로서는 특히 직면한 사법개혁과도 연관돼 있다.

법원은 31일 새벽 무렵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한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해 방어권을 행사할지는 모르나 그것보다 관심은 구속 여부에 쏠린다.

링컨의 죽음을 다룬 영화 ‘음모자’의 초점은 음모에 가담했다는 심증만으로 한 여인을 끝내 희생시키는 국가에 있다. 기소했던 검사는 여인의 변호인에게 말한다. “전시상황엔 법은 무시된다”고. 대한민국 법원이 대선정국 상황을 예의 ‘특정한 상황’으로 보고 법치주의 원칙을 무시하는 결정을 할까? 헌법은 국민을 위해 존재할 뿐인데 말이다.

소인섭 부장<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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