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27일 오후 2시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더민주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60%의 득표력을 과시하며 압도적 우위를 기록, ‘문재인 대세론’을 굳히며 본선행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이날 8천300여명이 대거 참석한 호남권 순회경선은 후보자 정견발표와 전북, 광주·전남의 대의원 투표 후 오후 7시께 개표 결과가 발표됐다. 현장투표(22일)와 ARS 투표(25~26일)에 이날 대의원 투표까지 포함한 순회경선 호남권 투표자는 총 23만6천358명으로, 문 후보는 이 중에서 60.2%에 해당하는14만2천343표를 얻어 다른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안희정 후보는 4만7천215표에 20.0%를, 이재명 후보는 4만5천846표에 19.4%를 각각 얻어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문 후보와 격차를 최대한 좁히지 못했다. 4위의 최성 후보는 954표에 0.4%의 득표율에 머물렀다. 문 후보와 안 후보, 이 후보 간 표 차이는 10만표에 달했다.
문 후보는 일반국민과 권리당원 등을 대상으로 한 투표소 투표(65.2%)는 물론 ARS 투표(59.9%)와 이날 전국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순회투표(75.0%)에서 모두 과반을 훌쩍 뛰어넘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했다. 특히 22만2천여 명이 참여한 ARS 투표에서 13만3천여 표를 확보하며 호남 승리의 발판을 다졌다.
호남 경선은 야권의 본산에서 치러진 첫 투표라는 점에서 이곳의 결과가 사실상 본선행 티켓을 얻는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었다. 호남 표심은 경선인단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도권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대세론과 역전 가능성이 맞붙었다.
전북 정치권에선 확실한 후보로 정권 교체해야 한다는 열망과 선명성이 문 후보의 압도적인 호남 승리를 견인한 배경으로 해석했다. 최근 문 후보의 ‘전두환 표창’ 발언 등 논란이 일었지만 확실한 정권교체를 외친 문 후보의 주장에 표를 몰아줬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가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60%를 넘는 득표로 후발 주자를 압도하면서 향후 이틀 간격으로 이어질 충청과 영남, 수도권 경선에서도 이변이 없는 한 대세론을 지켜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격차가 유지된다면 결선투표를 하지 않고 다음 달 3일 수도권 순회경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