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표현의 해방구,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영화 표현의 해방구,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3.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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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표현의 해방구이자, 봄의 영화 축제. 올해에도 전북 전주에는 어김없이 표현의 해방구를 자처하는 영화 축제가 펼쳐진다.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는 부정청탁금지법의 시행에 따른 배지 유료화를 도입하면서, 영화제 참가를 희망하는 다양한 분야의 영화인들 발길은 더 넓어지게 만들었다. 아울러, 남녀노소 모든 연령층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한 작품들도 대거 라인업에 포진시킨 것도 기대감을 한층 높여준다. <편집자 주>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김승수 전주시장)와 집행위원회(집행위원장 이충직)는 27일 오전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올해 상영작을 발표하고 영화제 특징과 변화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10일간 개최될 올 영화제의 특징과 변화로는 초청작과 상영 회차를 늘린 것이 눈에 띈다.

17회 영화제 때 211편을 상영한 것에 비해 올해는 229편의 작품이 선보이며, 메인 상영관인 CGV 전주고사점은 전관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는 프로그래밍의 방향을 정치적 예술적 표현의 한계를 두지 않고, 영화인들만의 비전과 관객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전주 ‘돔’에서 만나는 개막작

지난해 뜻하지 않은 태풍으로 직격탄을 맞은 야외상영장(옥토 CGV주차장)은 올해 대형 텐트를 덧씌워 한층 더 변화된 3,000석 규모의 돔 형태로 꾸민다.

메인 행사장인 전주 돔에서는 27일 오후 6시 레드카펫을 시작으로 오후 7시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이 열린다.

개막작에는 ‘온 바디 앤 소울(On Body and Soul), 몸과 영혼: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를 선정했다.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헝가리 출신의 감독 일디코 엔예디가 메가폰을 잡아,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몸과 영혼의 불균형 속에 타인을 찾아가는 진실의 여정을 보여준다.

폐막작은 지난 2월 일본에서 이미 개봉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작품 ‘서바이벌 패밀리’를 준비했다.

갑작스런 전기 공급 중단으로 인해 동경에서 거주하는 한 가족이 겪게 되는 혼돈을 다루며 도시 문명의 허술함을 풍자한다.

▲금단의 영역을 넘어서

올해 국제경쟁은 신인 감독들의 작품 10편이 초청됐다. 특히, 여성 감독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10편의 국제경쟁작 중 ‘클럽 로셸’, ‘인 비트윈’ 등 5편이 여성감독의 작품이다.

심사위원으로는 장 피에르 렘 마르세유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영화감독 박진표, 배우 하지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경쟁에 출품된 작품들은 이전보다 더 많은 다큐멘터리가 선정됐다.

고부간의 갈등을 풀어낸 ‘B급 며느리’와 외부인의 눈을 통해 본 ‘금속활자의 비밀들’, 부동산 자본주의 환부를 자기 가족사를 통해 해부하는 ‘버블 패밀리’ 등 11편이 그것이다.

올해에는 전주국제영화제만의 대담한 표현으로 논쟁의 화두를 던지는 ‘프론트라인’ 섹션이 신설된 점도 눈에 띈다.

프론트 라인 섹션의 11개 작품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펠리시테’를 필두로 전작 ‘카르텔 랜드’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매튜 헤인만의 신작 ‘유령의 도시’ 등이 있다. 

▲전주에서 세계로 ‘영화 프로젝트’

올해 네 번째를 맞이하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JCP)의 경우 3편 모두 한국영화가 선보인다.

그동안 한국영화 2편, 외국영화 1편 등 총 3편으로 제작됐던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한국 독립영화의 가능성에 전부를 거는 모험을 택했다.

먼저, 김대환 감독의 두 번째 영화인 ‘초행’은 불안한 가족 서사를 바탕으로 계절적인 특성에 맞춰 영화 언어로 승화시켰다.

지난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프로젝트마켓(JPM)에서 극영화 피칭 최우수상을 수상한 김양희 감독은 영화 ‘시인의 사랑’을 제작 중이다.

어느 시인 부부의 일상적 삶에 대해 극적인 대비 효과를 녹여낸 작품으로, CGV 아트하우스가 공동 제작 배급 형식의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다.

이창재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N 프로젝트’(가제)를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조망한다.

아직 편집 단계 중이서 제목은 확정되지 않았는데, 한 명의 시민과 그를 대표로 끌어올린 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에 대해 김영진 수석 프로그래머는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작품 ‘자백’에 이어 대선 정국과 맞물린 정치 소재 영화로 다시 한 번 다큐멘터리의 파급력을 기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항상 시민과 관객을 겸손한 자세로 대하면서 어떤 권력 앞에서도 당당히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영화의 본질로 삼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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