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손님 횡포, 알바생은 만년 ‘을’
갑질 손님 횡포, 알바생은 만년 ‘을’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3.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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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폭언 일상, 성추행 까지도
▲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카페 사장이 아르바이트 생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 쓴 글귀가 적혀 있다./김얼 기자

 아르바이트생(일명 알바생)들을 상대로 손님들의 갑질 횡포가 끊이질 않고 있어 그들의 눈가가 마르지 않고 있다.

알바생들에게 반말과 폭언은 기본이다. 일부는 유사 성추행까지 일삼고 있다. 지속적인 갑질로 사회 초년생인 알바생은 몸도 마음도 고통받고 있다. 사회에 대한 두려움마져 갖게 한다.

전주시 시내 의류 편집샵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이모(25) 씨는 손님들의 반말에 이미 익숙하다.

이 씨는 ‘나에게 어울리는 거 가져와라, 다른 거 가져와라, 너나 입어라’ 등 손님들의 반말과 폭언을 한 귀로 듣고 그대로 흘려버린다. 이 씨는 “일일이 대응하고 생각하면 스트레스만 더욱 받을 뿐이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기분이 나쁘다고 대응하면 혹시라도 문제가 붉어질까 봐 속으로 분을 삼킨다”고 토로했다.

전주시 고사동의 한 카페에서 근무하는 김모(35) 씨도 며칠 전 당한 황당한 경험을 털어놨다.

50대 이상으로 보이는 남성 10여 명이 카페로 들어와 미리 준비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이에 당황한 김 씨는 이들에게 다가가 정중한 태도로 제지했다.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 이어 다시 제재를 가하자 “이 가게 건물주와 친한 사이다. 건물주를 불러와라”며 고함을 지르며 오히려 김 씨를 나무랐다.

이 같은 손님들의 횡포가 지속되자 당당히 손님에게 맞서는 매장도 등장했다.

전주시 중화산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38·여) 씨는 무례한 언행과 요구 등으로 아르바이트생들이 힘들어하자 고객을 향한 안내 문구를 설치했다.

‘아르바이트생은 사회에 첫 걸음을 뗀 사회 초년생입니다. 소중한 직원들에게 친절한 말과 정중한 태도 부탁드립니다.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알바생이 아닌 사장에게 직접 연락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연락처까지 게재했다.

김 씨는 “구매자라는 위치를 이용해 나이 어린 알바생에게 심하게 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커피를 가져가면서 알바생 손을 잡거나 섹시하다며 팁을 주겠다고 하는 손님도 있다. 이런 손님들로 알바생들이 힘들어해 부당한 경우를 요구하면 단칼에 거절하라고 교육시킨다”고 전했다. 이어 “아르바이트생들이 자신들의 자식이었으면 이 같은 행동은 절대 못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주시민단체들은 “‘을’ 입장인 아르바이트생들이 부당한 대우에 숨죽이지 말고 목소리를 높여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알바노조 전주지부 관계자는 “아르바이트를 정당한 노동으로 생각하는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외에도 생계형 알바생들이 대부분인 만큼 이에 걸맞은 처우개선과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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