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 미생물산업 미래 핵심산업으로 키운다
순창군 미생물산업 미래 핵심산업으로 키운다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17.03.24 16: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시된 기능성 바이오식품

 미생물은 우리 눈으로 볼 수 없다. 또 미생물은 작지만, 관련 산업은 범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넓다.

당연히 부가가치도 어마어마하다. 이런 미생물산업에 관심을 보이는 지자체는 아직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선점이 중요하다.

순창군은 몇 해 전부터 미생물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구와 실험, 생산 등 인프라 구축 속도도 빠르다.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미생물산업이 순창의 미래 핵심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순창군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이 있다. 본지는 세계 속의 미생물산업 중심지를 꿈꾸는 순창군의 청사진을 들어 보고 그 가능성을 살펴본다.

▲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모습.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이 핵심 기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은 미생물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순창군도 국가의 지원을 받아 미생물산업을 미래 핵심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해마다 다양한 종류의 먹는 미생물을 새롭게 분리해 자원화한다.

핵심기지는 산업통상자원부 바이오테크놀로지센터인 순창군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이다. 지난 2011년 3월에 설립된 진흥원은 2014년부터 100% 자립 운영하고 있다. 모두 27명의 미생물 관련 석·박사 등이 근무하는 선도형 지자체 연구소로 그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다.

이곳은 3만(150억원 가량) 균주 정도의 먹는 미생물 자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 6년 동안 50여개 기업체에 미생물을 팔아 3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300억원 규모의 다양한 국가 공모사업 등을 수행해 28억원 가량의 현금자산도 보유 중인 튼실한 연구기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진흥원에서 개발해 기업체에 이전한 대표 상품으로는 발효커피와 토마토 제품, 장생효소 등이 있다. 발효커피는 세계 최초로 고초균과 유산균을 이용해 원두를 발효시켜 카페인은 줄이고 커피 관련 유용기능성 물질을 증가시켜 건강과 기호도를 동시에 잡았다. 특히 앞으로 프랜차이점 형태의 사업으로 확대하고자 사업성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토마토 발효제품은 토마토가 가진 다양한 기능성과 진흥원에서 보유한 면역 및 비만 등의 기능성 미생물을 융합해 개발한 제품. 떡볶이용 소스와 학교급식 등에 판매된다.

장생효소는 동물성 유산균 제품을 대체하고자 발아현미를 기반으로 한 고초균과 기존 유산균을 혼합한 제품이다. 한국인의 장에 최적화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업이 순창군과 30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으며 올 하반기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 순창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연구진

 진흥원이 추진하는 주요 공모사업은 산업부와 전라북도에서 지원하는 한국형 유용균주 산업화기반 구축사업이 대표적이다. 5년 동안 160억원을 투자하는 대형사업으로 30만 균주의 미생물 은행을 만드는 사업이다. 먹는 미생물은 안전성과 기능성 측면에서 산업적 가치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순창군은 먹는 미생물 산업을 선점함으로써 앞으로 관련 산업의 순창 집적화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또 4차 산업 관련 새로운 지역 바이오거점 성장동력으로 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순창의 미생물산업은 새로운 도약기를 준비하고 있다. 먹는 식품에서부터 친환경농업 미생물, 축산 미생물, 건강장수 분야까지 그 범위를 확대해 지역의 핵심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 황숙주 군수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토마토 고추장 개발 품평회에 참석한 모습.

 ▲한국형 장 건강 프로젝트 완성

순창군이 미생물을 활용해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가 한국형 장 건강 프로젝트다.

현대인은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가운데 장이 받는 스트레스는 우리 건강과 직결된다. 사람의 장에는 세로토닌이라는 행복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다. 장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로토닌 분비량이 줄어들면서 몸 상태가 안 좋아지고 불쾌감이 올라간다.

따라서 장 건강이라는 새로운 건강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2015년 기준 1천500억원 규모이며 미래가 더 기대되는 시장이다. 정부도 이점에 주목해 지난 2016년도에 ‘전통문화 프리미엄 창출 선도 프로젝트’를 공모한 바 있다. 진흥원이 선정돼 5년 동안 5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 프로젝트는 장 건강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며 특히 신생아의 면역증진에 활용되었던 순창 전통청국장 미생물 고초균 등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하는 프로바이오틱스 균주로 등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순창 전통청국장은 단순히 청국장이 아닌 비만이나 장 기능 개선, 면역개선 등 장 건강에 특화된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 가능해진다.

또 발아현미와 청국장을 활용한 식물성 유산균 제품도 개발해 기존 동물성 유산균 제품을 대체함으로써 장 건강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의 기호도 충족시켜 줄 수 있게 된다.

순창군은 ‘한국인의 장 건강을 순창군이 책임진다’는 슬로건 아래 장 건강 관련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순창 전통청국장과 장내 미생물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한국형 장 건강 프로젝트는 우리들의 장을 건강하게 지켜줄 것이며 2조원 시장을 가진 일본 낫또와 같이 순창 전통청국장도 글로벌 건강식품으로 성장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 참살이 발효마을 조성사업 예정지

 ▲장내 유용미생물 은행 유치로 4차산업 선도

장내 유용미생물이 바이오 및 농생명산업 관련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장내 유용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미국 오바마 정부가 마지막 정책으로 추진한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이니셔티브’사업으로 장내 미생물이 사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려는 연구에서부터다.

국제 추세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도 장내 유용미생물 관련 140억원 규모의 R&D 사업을 공모했다. 진흥원이 이 가운데 60억원을 확보해 장내 유용미생물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순창군의 장내 유용미생물 연구 핵심은 한국인의 장내미생물에 대한 산업적 활용기반 마련을 위해 장내 유용미생물 보관은행 유치, 장내미생물 평가 기술기반 구축, C-GMP 미생물 공장을 설립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가운데 우선 추진하는 것은 장내 유용미생물 보관은행 유치다. 태변(배내똥)과 10대, 20대, 30대의 건강한 대변 속에는 우리 몸에 나쁜 균보다는 좋은 균이 훨씬 많다. 하지만, 40대 이후의 대변 속에는 역으로 좋은 균보다는 나쁜 균이 더 많다.

40대 이후 장 건강이 나빠졌을 때 태변과 10대나 20대, 30대의 건강한 대변 속의 몸에 좋은 미생물을 이식받음으로써 건강한 장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태변과 건강한 대변을 보관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보관하는 곳이 장내 유용미생물 보관은행이다. 장내 유용미생물 보관은행은 2013년도 미국 보스턴과 2016년도에 네덜란드가 설립해 운영 중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순창군이 제19대 대선 공약사업으로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보관하는 대변은 제대혈처럼 다양한 산업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 순창 장내 유용미생물 보관은행에서는 앞으로 최대 80만건 이상의 대변을 보관해 국민건강 관련 의료보험 비용을 20% 이상 절감하고 관련 산업분야 1조2천억원 규모의 신규시장 및 1만명 가량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생물산업의 블루오션 시장이 될 것이다.

순창군의 미생물산업이 힘찬 날개를 펼쳤다. 전통발효의 고장 순창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새로운 미래산업을 개척할 수 있는 시장 가치가 무궁무진한 산업이다. 순창은 물론 대한민국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순창의 미생물이 전 세계인의 장 건강을 책임지고, 각국으로부터 로얄티를 받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순창=우기홍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