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관광기념품 100선, 허술한 위탁 공모절차
전북 관광기념품 100선, 허술한 위탁 공모절차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3.22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병천)이 총 사업비만 6억에 이르는 ‘전라북도 관광기념품 100선’의 수탁기관을 찾는 공모를 허술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의 경우 개발된 관광기념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거점공간 설치를 핵심 사업내용으로 다루고 있지만, 재단측이 적합한 업체를 찾는데 꼼꼼하지 못하다는 우려의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판매관의 설치(리모델링)과 운영은 그 내용과 전문성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는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통째로 한 위탁기관에 주는 형태의 공모를 진행, 재단이 관련 사업을 손쉽게 떠넘기려고만 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전북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전라북도 관광기념품 100선’ 위탁기관 재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차 공모에서 1개 단체만 응모해 재공모에 들어갔으나 이번 2차 공모에서도 같은 단체만 응모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재단은 두 차례의 공모를 진행한 만큼 추가 응모자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23일 심사를 통해 응모 단체의 적합성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부실한 위탁기관 공고문에서부터 불거지고 있다.

그동안 개발된 전북관광기념품 50선과 향후 개발될 기념품까지 한 곳에 모아 전시·판매할 판매관의 설치와 운영이 사업의 핵심 내용으로 보이지만, 재단이 과연 적합한 위탁기관을 찾으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재단은 공모신청의 자격요건으로 관광진흥법에 의거해 설립된 도내 소재 관광사업자, 법인, 단체나 개인사업자로 두고 있다.

이 같은 자격요건을 따져볼 때 전체 사업비의 3분의 1일에 이르는 2억원의 예산을 들이게 될 판매관의 리모델링이라는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적격자를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여기에 관련업계에 따르면 평당 500만 원씩 총 2억원으로 산출해 놓은 리모델링 비용 또한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지역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이 같은 위탁기관 선정 공고를 보니 그야말로 전북도가 세운 예산들이 재단 통장에 스쳐 지나가는 정거장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판매관이 한 번 설치되면 올해만 운영되고 마는 것도 아니고, 적어도 3~5년은 거점공간으로 활용하게 될텐데, 위탁기관에 모든 재량권을 주는 것이 합당한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북도로부터 이관받은 이 사업의 예산이 커지고 사업내용도 크게 달라진 만큼 적어도 리모델링과 운영 정도는 구분을 해서 각각 위탁기관 공고를 진행해 사업 내용별로 적격한 업체를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업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 판매관의 입지나 리모델링 등 주요 과업에 대한 방향키를 겨우 한 해 운영을 맡게 될 위탁기관에 모두 의존하고만 있는 재단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곱지 않은 것.

이 같은 우려의 시선을 의식한 듯 전북문화관광재단 관계자 역시도 “판매관 리모델링 부분은 선정되는 위탁기관이 발주처가돼 나라장터에 올리는 방식으로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공고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어 공모 진행 과정의 부실함을 뒷받침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북 관광기념품만을 판매하는 전용 판매관의 설치가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커지고 있다.

차라리 판매관의 리모델링에 거액을 투입하기 보다는 그 예산 예산을 절감해 기념품의 유통과 판매지원, 홍보마케팅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는 것이 개발된 기념품들의 시장진입을 확대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데 훨씬 이득일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도내 14개 시·군에 이미 설치돼 있는 다양한 형태의 판매관들이나 전주한옥마을 내 입지가 좋은 전주시 소유의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 등의 협력 구조를 만드는 방법도 가능한 형태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전북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모든 브랜드가 그렇듯이 공예품도 상품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판매 거점이 확실해야 소비자들이 물건을 보고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더욱 넓어지기 때문에 판매관의 구축은 꼭 필요하다”면서 “관광기념품 100선의 유통판매지원과 홍보 등에는 별도로 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거점시설과 판매지원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