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부도(No show) 근절로 소상공인의 눈물 닦아주자
예약 부도(No show) 근절로 소상공인의 눈물 닦아주자
  • 정원탁
  • 승인 2017.03.21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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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위기에서 비롯한 경기침체의 여파로 우리 지역 소상공인이 힘들다. 창업 여건이 나쁘지만, 일자리가 줄어드는 탓에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이 늘어만 간다. 우리나라가 창업을 선호하기 때문이 아니라 ‘고용대란’으로 일자리를 잃은 장년층과,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층이 창업 전선에 몰렸기 때문이다.

 우리 전북지역 산업구조를 살펴보면 13만개의 사업체 중 숙박, 음식, 도소매업이 50%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자영업이 지역 경제의 중요한 기반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한 보고서를 통해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0.1%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의 폐업위험은 최고 10.6%까지 상승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최근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시장금리가 덩달아 오르고 있는데, 요즘 같은 불경기에 대출금리까지 오르면서 폐업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전북지역에서만 하루 평균 94명이 창업을 하고 매일 67명이 폐업을 하고 있다는 국세청 자료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지역 소상공인에게 힘든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경제규모에 비해 소상공인의 수가 많다 보니 경쟁은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악화하여 결국 폐업을 하게 된다. 안타깝지만,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하는 가족과 이웃의 현실이기도 하다.

내 주변의 소상공인이 문을 닫으면, 결국 내가 누리는 서비스도 없어짐은 당연한 것이다. 그야말로 단기필마 분투하는 소상공인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지만,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지방중소기업청장으로서 우리가 처한 각자의 자리에서 소상공인과 공생하며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한 가지 작은 실천을 제안하고 싶다.

한국의 예약문화가 세계에서 꼴찌라는 말이 있다. 이와 더불어 2016년 국정감사에서 “5대 서비스업(음식점, 병원, 미용실, 공연장, 고속버스)의 ‘노쇼’(no show, 예약부도)로 인한 매출손실이 매년 8조 3천억원에 이르고, 고용손실은 연간 1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업계 평균 15%에 달하는 예약부도율을 선진국 수준인 10%로 낮출 경우 손실액을 약 5조 9,100억원을 줄이고 5만명의 추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것으로 노쇼를 5%만 줄여도 경제적 손실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우리 지역의 전체 사업체 중 숙박, 음식, 도소매업 비중이 5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노쇼의 피해는 더욱더 크고 심각하다.

정부와 업계에서도 이러한 노쇼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노쇼 근절을 위한 가두 캠페인, 소비자 교육 등 관련 홍보를 전개하고 있으며, 전북지방중소기업청에서도 지역 경제 활성화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쇼 근절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앞으로 노쇼를 예방하기 위해 예약시 신용카드 정보를 받고 위약금을 지불하도록 하는 예약부도금제, 예약보증금제 등과 같은 ‘노쇼 페널티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예약한 곳에 갈 수 없을 경우라면, ‘빠른 취소전화 한 통’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만한 자격을 갖춘 책임 있는 소비자의 행동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시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예약 문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우리가 모두 지역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통해 서로 상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원탁<전북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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