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을 넘어 새로운 기착지를 향해
격랑을 넘어 새로운 기착지를 향해
  • 안 도
  • 승인 2017.03.16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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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그동안 탄핵이라는 격랑(激浪)을 만나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할 선장을 잃고 난파선이 되어 험한 바다를 떠돌았다. 그런 와중에서도 양 극단으로 갈라진 채 서로 ‘키’를 차지하기 위해 옥신각신 하느라고 ‘정의’를 가리키는 나침반도 잃어버린 채 정처 없이 갈지(之)자로 표류하고 있었다.

매 주말이면 촛불을 든 탄핵지지 시위대와 태극기를 든 탄핵반대 시위대가 맞부딪쳐 일촉즉발의 위기가 조성되었다. 그럴 때마다 도대체 이 대립과 갈등이 언제까지 갈 것인가? 그 후유증은 또 언제까지 남을 것인가? 우리국민 모두가 가슴 졸이는 사이 주변국들은 우리나라를 호시탐탐 노리면서 자국의 잇속을 챙길 기회를 찾아 혈안이었다.

그런데 마침내 3월 10일 대한민국 헌정 반세기만에 대통령 탄핵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헌법에 의해 국가가 존립하고 있는 체제에서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 바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깝고 통탄할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동안 국민들의 손에 들려졌던 촛불과 태극기를 내려놓아야 할 시점이다. 긴 탄핵정국의 마침표는 반목과 대결을 접고 화합과 통합으로 나아가는 방점을 찍어야 한다. 특히 헌재가 숱한 논란 속에서도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을 통해 결정한 사회통합 메시지의미를 곰곰이 되새겨봐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가 탄핵 이후 거대한 혼란과 파멸을 선택할 것인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민주주의를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인가는 우리들의 손에 달렸다. 서로 승복하고 화합과 통합의 밝은 미래를 향해 가는 데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단단해지듯이 국민 모두가 분열과 대립, 혼돈을 끝내고 화합과 통합으로 더욱 밝은 미래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탄핵정국 와중에서도 국민들을 내 편 네 편으로 가르고 갈등을 부추기는 데 앞장서온 여야 정치인들에게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 이제 정치인들도 국민통합을 위해 서로 손을 맞잡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길 바란다. 모두가 제 역할에 대해 깊이 자성하고 우리 사회에 깊게 갈라진 골을 메우고 상처를 보듬어 치유하는데 앞장서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제 우리는 5월 9일 새로운 선장을 뽑아야 한다. 그런데 검증할 기간이 너무 짧다. 그러나 이번 탄핵을 반면교사 삼아 이번에야말로 믿음직스럽고 확실하게 ‘대한민국호’를 운행 할 수 있는 선장을 뽑아야 한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미테랑평전」에서 대통령의 자질은 ‘비전’ ‘카리스마’ ‘경영능력’ 세 가지인데 모두 갖춘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 비전만 갖춘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모호한 이론가며, 카리스마만 갖춘 대통령은 위험한 선동자며, 경영능력만 갖춘 대통령은 비전이 없는 보수정치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 가지를 다 갖추면 좋지만,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질은 ‘카리스마라’라 했다. 왜냐하면 카리스마는 국민들을 널리 끌어당기는 힘이기 때문에 국민을 설득하고, 통합하고,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 대통령의 임무를 생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자질이라고 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지도자는 아니 정치가들은 지금까지 너무 뻔뻔한 사람들이 많았다. 선거 때만 되면 주변에서 알랑거리다가 선거만 끝나면 돌변해서 국민은 결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남아있는 것은 유치한 자존심과 당리당략뿐이다. 그래서 또다시 국민들에게 거대한 부담만 안겨주었다. 앞으로 국정은 어떻게 될 것인지, 지역의 현안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는 안중에도 없는 후안무치한 정치인들은 이제 과감하게 청산해야 한다. 국가의 장래야 어떻든 표만 의식하고 선심성 정책을 내놓은 사람들은 경계해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들의 말 잔치가 가관이다. 특히 경제 분야에 대한 공약은 거의 공약(空約)수준이다. 청년 수당을 지급하고 일자리를 몇백만 개는 만들어 내겠단다.

국민의 행복을 책임질 대통령과 민의를 대변해야 할 모든 정치인들은 국가를 이 상태까지 몰아넣은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중한 역사의 심판을 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박, 반박’, ‘친분, 반문’, ‘개혁, 반개혁’, ‘보수, 진보’의 양극화 조짐이 다시 불거지는 현상은 난국의 봉합이 아니라 국론을 더욱 분열로 내모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과 침착을 회복하고 슬기롭게 과도기를 극복하여 역사와 정치발전의 전기로 삼아야 한다. 만약 순수했던 촛불시위를 패권의 목적으로 삼으려 한다면 이야말로 반민주적 폭력이다. 정치개혁을 염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촛불을 타고 전국적으로 퍼져 대선에서 표출될 것이다.

안도<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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