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보약’ 수면과 건강
‘잠이 보약’ 수면과 건강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7.03.15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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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듣는 ‘잠이 보약’이란 말.

수면은 우리 몸의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생체리듬을 유지해주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시간을 취하는 게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다. 전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상근 교수의 도움말로 수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올바른 수면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적정 수면시간

잠은 일생의 4분의 1에서 많게는 3분의 1을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려면 하루 6~8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이보다 수면이 부족해지면 피로가 쏟아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운동 능력이 저하되기도 한다. 또한, 수면시간을 줄일수록 비만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도 있다.

반대로 적당한 수면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수면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그 이상의 효과를 얻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히려 너무 잠을 많이 자는 것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적당한 수면 시간은 나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아동 및 청소년기에는 성인보다 더 많은 수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억지로 잠을 줄여가며 공부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

잠이 부족하다고 여겨질 때에는 낮 동안에 잠시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적당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우리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면을 취하는 시간 자체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면 시간을 지키려고 억지로 잠을 청하다 보면, 잠이 안 오는 상황에 대해 불안감이 발생하고 그로 인하여 불면증이 유발되거나 악화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적당한 시간의 수면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을 깊게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 수면 시간만 채우고자 억지로 누워 있다 보면, 깊은 잠을 자기가 어려워지고 주위의 작은 자극에도 쉽게 잠이 깨게 된다. 따라서, 잠을 잘 자기 위한 수면 습관을 잘 지키면서 충분한 시간 동안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몸을 적응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불면증

일상에서 흔하게 겪는 불면증은 그 형태가 무척 다양해서, 잠들기가 어려운 경우, 중간에 잠이 깨지 않고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 너무 일찍 일어나는 경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간에 따라서는, 일시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시험, 가족의 사망이나 질병, 경제적 곤란) 때문에 일시적으로 잠을 못 자는 일과성 불면증과, 오랫동안 잠을 못 자는 만성 불면증으로 나눌 수도 있다.

불면증이 있는 경우에는 불면증을 일으킬만한 원인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불면증의 형태에 따라서 불면증에 대한 치료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불면증의 가장 흔한 형태는 수면 습관을 잘못 들인 경우긴 하지만 코골이 및 수면 무호흡증, 수면위상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 기면병 등 불면증을 초래하는 질환들이 원인이 되는 때도 있으므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여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도움된다.

그리고 우울증, 신체적 동통 및 두통,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불면증이 생길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사람들이 불면증이 있으면 단순히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을 우선시하는데 이는 잘못된 습관이며,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한 후 자신의 불면증의 형태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불면증이 있는 경우에는 커피나 술을 피하고 내가 올바른 수면 습관을 가졌는지를 확인하고 올바른 수면을 취하도록 지켜야 할 사항들에 대해 교육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불면증 위험성

가장 흔한 수면장애인 불면증인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에는, 질병에 대한 저항력과 면역기능이 떨어지고 불안정한 심리상태를 초래하여 신체와 정신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우리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며, 극단적인 경우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 야간교대 근무자들은 매우 불규칙적이고 불량한 수면을 취하기 때문에 장시간 맑은 정신상태를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고, 소화기장애 등 여러 가지 신체건강에도 적신호가 올 수 있다.

예로 꿈을 꾸는 수면인 렘수면은 일시적으로 놀래 자다가 깨어 다시 잠들기가 어렵나, 자주 반복되지 않고 불안 공포감과 함께 숙면을 방해하지 않는 경우라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다. 그러나 드물게 중증의 렘수면 행동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꿈속에서 다른 사람과 싸우는 상황이었고 주먹질과 발길질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옆에서 함께 자고 있던 가족을 실제로 때려서 크게 다치게 하거나 벽과 침대 모서리, 방 유리를 쳐서 자신의 손과 발을 다치는 때도 있다. 정상적으로는 꿈을 꾸는 동안에 실제 팔다리의 움직임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명백한 병이며, 최근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이러한 렘수면행동장애가 있는 사람들에서 파킨슨씨병이나 치매의 발병 위험성이 높다고 한다.

◆ 수면 다원검사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연속적인 잠을 방해하는 다양한 수면장애들에 대해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병력이나 증상을 통해 폐쇄성 수면 무호흡 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 진단 및 중증도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현재 폐쇄성 수면 무호흡 증후군의 표준 진단 방법은 수면다원검사로 되어 있다. 수면다원검사는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 측정할 수 있는 간편화된 검사 방법도 있으나 표준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검사실에 입원하여 머리와 가슴, 다리 등에 여러 감시 장치를 부착한 후 하룻밤 수면을 취하며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수면의 구조와 효율 및 수면 중 발생한 사건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검사 방법으로 잠을 자는 동안 뇌파, 눈의 움직임, 근육의 움직임, 입과 코를 통한 공기의 흐름, 코골이, 혈압, 흉부와 복부의 호흡운동, 동맥혈 내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며, 동시에 환자의 수면 중 행동을 비디오로 기록하게 된다.

이를 통해 수면 상태 및 구조, 심박동, 동맥혈 산소포화도, 체위, 무호흡 및 저호흡의 빈도, 코골이 등 여러 지표를 측정하여 얻어진 기록을 표준화된 분석법을 이용해 판독함으로써 폐쇄성수면무호흡 증후군을 비롯한 다양한 수면장애에 관한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진단 목적 외에도 CPAP 치료법 사용 시 적절한 공기의 압력을 결정하기 위한 검사 목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전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상근 교수

수면 시간은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어서, 초등학교 어린아이들은 평균 9~10시간 정도, 중고등학교 청소년들은 8~9시간 정도, 젊은 성인은 7~8시간 정도, 중장년층은 6~7시간, 노년층은 6시간 정도다. 84세 어르신이라면, 하루 평균 8시간씩 28년간 수면을 취한 셈이다.

그렇다면, ‘수면은 우리에게 가치가 있는 것인가?’ 또는 ’수면은 그냥 누워 자는 행위에 불과하고 무의미하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정답은 당연히 ‘수면이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 이다.

많은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면은 인간의 건강유지와 생존에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인 생리 현상이다. 따라서 밤에 충분히 잘 자야, 낮에 맑은 정신상태와 최상의 신체상태를 유지하고 일상생활을 잘 할 수 있다.

만일 불량하고 건강치 못한 수면 즉, 다양한 원인의 수면장애로 적절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고, 조기에 진단, 치료받지 못한다면, 여러 가지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면장애의 특징적인 주요증상에 따라, 수면장애는 불면증, 과다수면증 (주간의 심한 졸림), 수면수반증, 수면-각성 일정장애 등 여러 가지 형태가 있고, 이로 인한 일상생활기능의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최소화하도록, 수면관련 증상들이 있다면, 수면의학 전문의들을 방문하여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하게 치료받아 건강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증진시킬 수 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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