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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시작이다
홍용웅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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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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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간 외지에서 공무원 노릇 하면서 솔직히 몰라도 너무 몰랐다, 전북상황이 이 정도인지는. 명절이나 출장길에 듣는 지인들의 ‘못사는 전북’ 타령을 한낱 엄살로 치부했다. 명창의 구성진 소리와 지필묵 향기가 지천인 양반동네서 걸핏하면 못산다는 푸념이니, 조금 과장하면, 자해공갈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이곳 특유의 습관성 응석이리라 여겼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특별히 우리만 못산다는 자격지심은 크지 않았던 성싶다. 가난은 일반적인 삶의 모습이었지 트라우마가 결코 아니었다. 아직 철따구니 없어서였겠지만, 타지방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도 딱히 못 느꼈던 것 같다. 물론 서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나 열등감은 감출 길 없었지만, 그건 촌사람이면 다들 지녔던 보편적 정서 아니었겠는가? 오히려 우리 고장이 대한민국 제일의 곡창지대라는 교과서 대목에서 우쭐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대학졸업 후 공직에 입문하고서도 전북이 유난히 지질하다는 의식은 별무했다. 다만, 전북출신으로서 인사상 별 재미를 못 봤다는 심증은 지울 길 없지만(물증은 없다!), 시대의 숙명으로 여길 뿐 인제 와서 궁상맞게 토 달고 싶진 않다.

어차피 인생사는 새옹지마요, 팔 할이 제 탓이다. 시류에 편승하는 것도, 낙오하는 것도 다 저 할 나름일 터……. 일언이폐지하고, 최근까지 필자는 전북의 낙후성을 집단적 자기비하라는 심리적 시각으로 접근해 왔음을 고백한다.

2014년 말 전북 땅에 와 몸소 일하게 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전북의 열악함은 심리가 아닌 현상이고, 엄살이 아닌 실제며, 단면이 아닌 구조였던 것이다. 언제부턴가(아마도 공업입국의 기치를 올린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시점으로) 도세(道勢)가 상대적으로 기울어갔고, 하강세를 반등시킬 결정적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하고 속절없는 시간은 흘러만 갔다. 한 번 꺾인 원기는 물질과 의식 양면에 걸쳐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이 지점에 이른 게 아닌가. 감히 추론해 본다.

이제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전처럼 그렇게 살진 않을 터, 우린 정녕 싸우고 행동했어야 옳았다. 창백한 서생의 가면 아래 숨어 고상 떨면서 고향을 애써 외면했었다. 제한 몸 건사하기 위해 고향을 못 본척했던 것이다.

국정 구석구석에 지역 간 불공평이 틈입해있다. 어느 곳엔 예외를, 전북엔 원칙을 적용한다. 어디엔 전액 국비를 투입하고, 전북엔 지방비 매칭을 요구한다. 특정지역에 시범사업 명분으로 퍼주고 나서 시책의 문을 닫아 버린다. 이처럼 이중 잣대를 들이대는 고약한 사례들은 차고 넘친다. 이제부터는 이러한 문제의 부당함을 공론화해야 한다. 정치 행정 언론 시민의식을 총동원하여 집요하게 묻고 따지고 요구해야 한다. 그래서 가부 간에 근원적 답을 얻어내야 한다. 뒷담화로 화풀이하고서 흐지부지하는 식의 구태는 그만두자.

이제 다시 시작이다. 도민 특유의 끈기를 바탕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전북의 위세를 높여야 한다. 우리도 얼마든지 각 부문에 내재한 장점을 극대화하여 역량과 색깔을 역동적으로 표출할 수 있다. 도민의 지지와 참여를 동력으로 당장 행동과 실천에 나서자.

‘전북 몫 찾기’는 차별과 울분의 하(何)세월을 인고해온 전북도민에게 매우 절박한 외침이다. 대통령 파면으로 대선이 코앞에 닥친 지금 더더욱 그렇다.

홍용웅<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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