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철기시대 ‘검파형 동기’, 군산에서 출토
초기 철기시대 ‘검파형 동기’, 군산에서 출토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3.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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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옥구읍 선제리에서 출토된 검파형 동기 (전북문화재연구원 제공)

 전북 군산에서 초기 철기시대 유물인 ‘검파형 동기(劍把形 銅器)’를 비롯한 다량의 청동유물과 토기류 등이 호남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13일 전북문화재연구원(이사장 최완규)에 따르면 군산 옥구읍 선제리 108-16번지 농가창고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나온 검파형 동기는 모두 3점으로, 기원전 4~3세기 무렵 만들어진 적석목관묘에서 출토됐다.

 이 유적은 지난 2015년 12월 7일부터 12월 12일까지 국비 지원을 받아 조사가 이뤄졌는데, 청동유물의 부식이 심해 발굴 당시에 공개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청동유물의 보존처리가 마무리됨에 따라 공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당시 발굴조사에서 적석목관묘의 규모는 길이 219㎝, 너비 54~64㎝, 깊이 30~54㎝로 확인됐다.

 무덤에는 널빤지 모양의 석재가 놓여있었고, 나무관이 부식되면서 상부의 석재들이 중앙부로 함몰된 흔적도 찾을 수 있었다.

 적석목관묘는 경기도 파주에서 전남 화순까지 매우 넓게 분포되고 있지만, 군집으로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개별유적으로 축조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으며, 제의와 관련된 유물이 부장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검파형 동기와 세형동검 발굴 당시의 모습 (전북문화재연구원 제공)

 군산 선제리 적석목관묘 내부에서도 검파형 동기 외에 세형동검 8점, 동부 1점, 동사 1점, 동착 1점, 동제관 1점 등 많은 양의 다양한 청동기와 흑색마연토기 1점, 점토대토기 1점과 환옥 131점이 출토됐다.

이들 유물 가운데 가장 주목되고 있는 검파형 동기 역시 청동으로 만든 제의용 도구다.

 사실, 검파형 동기는 지난 1960년대와 1970년대 대전 괴정동, 아산 남성리, 예산 동서리 등 충남지역에서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발굴조사를 통해서가 아닌 경작이나 공사과정에서 신고된 유물들이어서 정확한 출토유구를 알 수 없는 상태였다.

 이번 군산 선제리 유적에서 출토된 검파형동기는 40여년 만에 한반도 최초로 정식 발굴조사를 통해 발견돼 출토맥락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 매우 커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다. 군산지역 초기철기시대의 문화상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라는 것이 학계의 판단이다.

 더불어 선제리의 검파형 동기는 중앙의 마디를 중심으로 상·하단에 원형고리가 부착돼 있는데, 하단에서 보여지는 새끼줄을 꼰 모양의 원형 고리의 형태는 아산 남정리나 예산 동서리 출토품과 그 양상을 함께하고 있었다.

발굴 당시 세형동검과 함께 무덤 가운데 흩어진 상태였으며 중앙부가 끊어져 두 동강난 상태였다. 이 역시도 예산 동서리의 흔적과 같았다. 이에 대해 연구원측은 “출토 당시에 두 동강이 난 채 발견되고 있어 고의적으로 파괴해 의례적으로 부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동안 검파형 동기가 출토된 분묘는 거의 동시기에 축조된 분묘들로 볼 수 있는 만큼, 선제리의 검파형동기 출토로 금강과 만경강 일대에서 지금까지 조사된 분묘들이 여려 계통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완규 이사장은 “이 유적이 위치한 지역이 특히 서해 바다와 인접돼 있어 해로 교통의 길목에 해당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면서 “기원전 4~3세기 무렵 중국 동북지방이나 서북한 지역의 선진문화를 가진 집단들이 해로를 통해 한반도 서해안일대에 폭넓은 지역에 산발적으로 이주해 온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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