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결정 승복해야 한다
헌재 결정 승복해야 한다
  • 김동근
  • 승인 2017.03.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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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11시에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에 대해 선고한다. 헌재 재판관 3명이 반대하면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기각’이 되고,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하면 ‘인용’이 된다. 탄핵이 기각되면 박 대통령은 바로 직무에 복귀하여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되지만, 인용이 되면 박 대통령은 선고 즉시 대통령직에서 파면되어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될 경우 헌법 제68조 제2항에 따라 60일 이내에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를 실시하여야 한다. 대선은 4월말에서 5월초에 치러지게 된다. 이와 반대로 탄핵이 기각되면 대선은 올 12월 20일에 치러지게 된다. 또한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 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도 영향을 받게 된다. 탄핵이 인용되면 박 대통령은 특검으로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이 되어 있기 때문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지만, 탄핵이 기각되면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마칠 때까지 형사상소추를 받지 않고 퇴임 후 사법처리 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탄핵 심판 선고 이후이다. 탄핵을 찬성하는 진영에서는 작년부터 시작하여 4개월 이상 촛불집회를 개최하여 왔고, 탄핵을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1개월 반 이상 태극기집회를 개최하여 왔다. 헌재 선고 기일이 다가올수록 이들 진영은 서로에 대한 감정의 골이 깊어져 국론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고 추후 극단적인 구호와 행동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탄핵 반대 진영의 일부 인사들은 탄핵이 인용될 경우 헌재 선고 결과에 대해 불복종하겠다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찰은 박 대통령 탄핵 선고를 앞두고 탄핵을 찬성하는 진영과 반대하는 진영이 충돌할 가능성에 대비하여 서울 지역에 최고 수위인 갑호 비상을 발령하였다.

2000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엘 고어부통령은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전국적으로 33만여 표나 더 얻었지만 선거인단 수에서는 부시와 고어가 271대 266로, 부시가 5명을 더 확보하여 대통령이 되었다. 선거인단수가 25명인 플로리다주의 투표용지에 문제점이 발견되어 민주당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하였고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재검표를 명령하였다. 이에 공화당은 연방대법원에 재검표의 적법성을 묻는 소송을 통해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중단을 명령한다.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불복하고 재검표를 했었더라면 대통령당선자는 고어일 수 있었지만, 고어는 “국민통합과 민주주의를 위해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승복한다. 나를 지지했던 모든 사람들은 새로운 대통령을 지지하고 단결할 것을 요청한다. 이제 정치적 투쟁은 끝났다”고 선언하였다.

지난 6일 국민일보는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여론조사를 통해 선고 결과가 ‘자신의 의견과 다르더라도 수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73.4%,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면 수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21.2% 라고 발표하였다.

여야는 헌재 결정을 수용한다는 발표를 하였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승복 선언을 하여야 한다. 개인적으로 억울한 마음이 있더라도 국가와 결혼하였다는 애국심으로 이를 극복하여야 한다. 고어가 했던 것처럼 박 대통령도 국민통합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법재판소 결정에 승복하여 대한민국에 대한 진정한 애국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김동근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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