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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날, 흙의 소중함 공유하자
고재흠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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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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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의 날이 국가 법정기념일로 제정돼 3월 11일 두 번째 기념일을 맞았다. 농업의 근간이자 인류의 삶터인 흙의 가치를 되새기고 온 국민의 노력으로 흙을 건강하게 보전해 후대에게 물려주자는 뜻을 국가적으로 공유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흙은 공기나 물처럼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자연 자원으로 다양한 기능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표현처럼 흙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삶의 터전이다. 그러므로 사람의 내면에는 ‘흙의 심성’이 있다. 흙이 만들어 내는 갖가지 색깔과 풍경과 소리와 냄새들을 그리워하는 본능이 있다. 바로 흙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서 흙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전원회귀의 마음이다.

흙은 인류의 먹거리 대부분을 공급하고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생태계의 균형 유지를 위한 공익적ㆍ환경적 가치도 흙을 통해서 나온다. 산소를 공급하고, 공기를 정화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역할도 한다. 각종 쓰레기를 분해ㆍ정화하고 홍수나 가뭄 등을 예방한다. 또한 화장품 섬유, 건축 자재 등 여러 가지 제품의 원료로 활용되는 경제적 가치도 크다.

우리 선조들은 옛날 흙집을 짓고, 흙으로 담장을 쌓고 살았다. 또한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하여 군ㆍ읍의 소재지에는 으레 토성을 쌓기도 했다. 많은 세월 속에 토성은 무너지고 석성(石城)으로 변모하여 지금은 해미읍성, 고창의 모양읍성, 낙안읍성 등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한옥을 지을 때는 흙이 필수이며, 흙이 점점 발전하여 청자ㆍ백자를 만들었으므로 지금도 귀중한 대접을 받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배양토, 상토, 마사토로 화분의 분갈이를 하고, 닭이나 오리는 반죽한 흙으로 싸서 구우면 별미 요리가 되기도 한다. 우리 인간에게 다양하고 유익하게 쓰임새도 많다.

농민들의 높아진 인식에 비해 국민들은 흙의 가치에 무심하다. 흙을 밟으며 농업ㆍ농촌을 느낄 기회가 줄면서 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모든 농작물을 식물공장에서 생산해 먹어도 된다는 허황된 인식을 갖는 경우마저 있다. 그러나 흙은 농산물 생산을 넘어 한 국가와 민족의 운명까지 좌우한다. 토양이 온전하게 보존돼야 홍수방지, 토양침식과 산사태 예방, 수자원과 생물다양성 보존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계에서는 2천년부터 농업인의 날인 11월 11일을 흙의 날로 민간차원의 기념일 행사를 치러 왔는데, 2015년 ‘UN 세계 토양의 해’ 3농(농업ㆍ농촌ㆍ농민)을 상징하고, 숫자 3은 우주를 구성하는 천지인(天地人) 3원(三元)을 상징하며, 농업과 관련하여 다산 정약용 선생은 편하게 농사짓는 것(便農), 농업에 이득이 있는 것(厚農), 농업의 지위를 높이는 것(上農)이라는 의미의 3농 정책을 피력한 바도 있다. 또한 3농, 뿌리고 기르고 기쁘게 수확한다는 3농을 의미한다는 취지에서 3월을 택하였고, 흙(土)을 상징하는 11일(十+一=土)을 합하여 3월 11일로 흙의 날을 제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1996년부터 현재까지 법정기념일 47, 민간차원의 기념일을 포함하여 136개의 기념일이 있다. 소속ㆍ기관ㆍ단체ㆍ업계 등의 특정한 날을 지정하여 기념행사를 치르는데, 우리 인간 생명의 원천인 ‘흙의 날’ 제정이 2년밖에 되지 않은 것은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당시 국회 보건복지 위원장인 우리 고장 김춘진 의원이 대표 발의하여 흙의 날을 제정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하겠다.

흙 살리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개발이란 미명아래 하루가 다르게 농지가 사라지고 토양오염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선진국에서는 적정한 농지 확보와 토양관리에 역점을 둔 ‘토지안보’의 개념이 등장했다고 한다. 온 국민과 함께 하는 농업을 표방한 흙 살 리가 운동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되겠다. 한줌의 흙이라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가짐으로 대처해야 우리 흙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겠는가.


수필가 고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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