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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선거권 부여의 당위성
차상철 전북교육연구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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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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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만 18세로 선거권 연령을 낮추자는 논의가 시민사회와 정치권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회는 여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데 반대하는 사람들은 청소년들이 정치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지 못하며, 선거 참여로 인해 교실이 정치화되고 학업에 지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청소년들의 선거 참여가 곧 다가올 조기 대선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는 쪽의 정치세력들도 이러한 어설픈 논리를 내세우며 속내를 감추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은 미성숙하지 않다.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많고, 과거 어느 때보다 사회 부조리에 대해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3년 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눈을 떴다. 국정농단 사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을 거치며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촛불시위에서도 사회구성원으로서 발언대에 올라 자신의 견해를 표시하고, 이는 SNS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쉽게 확산하면서, 이제 청소년은 하나의 세대로서 정치적 의식을 형성하고 있다.

교실이 정치화되고 학업에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교육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보여준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고 기성세대의 가치관이나 정부의 입장만을 주입함으로써 기존 질서에 순응만 하는 인간을 양성하는 곳이 아니다. 민주공화국의 교육 목적은 민주시민 양성에 있다. 학교는 민주시민으로서 지식, 태도, 가치관을 갖추고 시민사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공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양성하는 곳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역량인 창의적·비판적인 사고 능력도 토론과 참여로 이루어지는 민주시민교육을 통해 길러진다.

우리나라에서는 18세가 되면 결혼도 가능하고, 군대도 갈 수 있으며, 공무원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선거권만 없다. 과연 군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나, 공무원이 되어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보다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투표를 통해 제시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일까?

선거권 연령을 18세 이하로 낮추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전 세계적으로 215개국이 16~18세부터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34개국의 선거 연령이 18세 이하인데, 유독 우리나라만 19세로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18세 국민이 다른 나라의 18세에 비해 정치적 판단능력이 미흡하다고 봐야 할 합당한 이유가 있을까? 만약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는 현재 18세 국민의 선거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도 가입돼 있는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1조에는 아동(Child)의 개념을 18세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18세부터는 성인으로 보고 선거권을 침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지난해 8월에 18세로 선거권 연령을 확대하자고 제안하였다. 중앙선관위는 “정치·사회의 민주화, 교육수준 향상 및 인터넷 등 다양한 대중매체를 이용한 정보교류가 활발해진 사회 환경으로 인해 18세에 도달한 국민은 이미 독자적 신념과 정치적 판단에 기초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소양을 갖추고 있다.”라고 보았다. 또한, 지난 1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성명서를 통해 18세로 선거권 연령을 확대하는 법 개정을 촉구한 바 있다.

선거는 참여를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을 이뤄내고, 결과에 승복하는 민주주의 실현의 장이다. 18세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그들을 사회의 구성 주체로 인정하고, 정체성과 책임 의식을 갖게 하는 일이며,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일이다. 민주주의 발전은 선거권 확대를 통해 이루어진다.

차상철<전북교육연구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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