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청년들이 아프다
우리 청년들이 아프다
  • 이한교
  • 승인 2017.03.0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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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이 아프다. 점점 무기력해져 꿈을 포기하고 있다. 90%가 헬 조선(Hell 朝鮮)에 공감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누가 이들에게 젊어서 부럽다거나 절대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이 있는가. 정말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통과하는 것보다 살기 어려운 이 현실에서 어른이랍시고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필자는 없다고 본다. 기성세대가 돈과 권력으로 이들의 설 자리를 빼앗았다. 바르게 서 있어야 할 국가의 권력마저 사유화되어 공정성이 훼손되어버렸다. 문제는 이를 모를 리 없는 요즘 대통령 후보들의 언행이 미덥지 않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청년들을 책임져야 할 지도자가 극심한 이념 갈등을 부추기고, 정권욕에 빠져 방향을 잃은 채 포퓰리즘에 안주하고 있는 사이 청년의 꿈이 산산이 부서지고 있다. 도대체 그들의 속셈을 모르겠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환자처럼 행동하는 사람들, 과연 이들이 이끌어갈 정부에서는 약속대로 청년실업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 필자는 어렵다고 본다. 왜냐하면, 그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이들 역시 그럴 것으로 생각되는 이유는, 그들의 말과 행동에서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가 없다. 남 얘기처럼 너무 쉽게 말하고 있다. 아프다는 청년을 보고도 청진기 한 번 대보지 않고 이미 작성된 처방전을 제시하는 돌팔이(실력 없는) 의사 같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국민은 이 사람 중에서 하나를 골라 자식의 미래를 맡겨야 한다는 현실이 슬프다. 이런 국민의 마음을 대선 후보로서 인지했다면,

첫째, 마음을 비워야 한다. 무조건 상대(경쟁자)를 경멸하거나 비아냥거리는 언행을 먼저 삼가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눈치를 보거나 자기가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아집을 먼저 버려야 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원칙과 일관성을 무시하는 게 혁신이라고 말하는 고집도 버리고 국민의 편에서 뼈를 깎아내리는 고통도 참아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공약의 최우선은 일자리 만들기임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일자리가 우리 삶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악용해 표를 의식한 일자리 숫자 부풀리기는 가장 비열한 행위임을 알아야 하고, 약속한 일자리정책이 실패하면 퇴임 후 감옥으로 직행하겠다는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 실패해도 책임 없는 공약은 아무 곳에도 쓸 수 없는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셋째, 혁신이라는 명목으로 사람을 물건 취급하는 정책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화려한 정책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사람을 사물처럼 취급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늘 정권이 바뀔 때마다 거창하게 들고나오는 공약, 변화라는 명목으로 출발하지만, 획일적이거나 봉건적인 통치방법으로 인간의 감성을 무시함이 상식이 되어버렸다. 이는 성공한 듯 보이지만 결국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말라 비틀어져 버린다.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도 지도자 개인의 취향에 맞는 옷을 국민에게 유니폼처럼 입히려 한다. 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입는 사람의 신체적인 조건과 형편에 맞아야 한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잘못을 범하면서 말이다. 문제는 뜻대로 되지 않으면 권력이란 무기로 강제적으로 밀어붙이기 위해 예스맨 즉 비전문가를 낙하산으로 보내 이를 관철하려는 데서 국민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것이다. 결국, 개인의 아집으로 천문학적인 예산과 시간을 낭비하는 정책의 남발로 청년의 일자리도 없어지고 만 것이다.

넷째, 전통은 걸어온 흔적 위해 새겨진 길라잡이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는 것이 훌륭한 추진력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 지도자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하면서도 늘 탁상공론에서 쉽게 새로운 답을 찾는다. 그러다 보니 전임자의 정책은 무조건 갈아엎는 바람에 청년들은 길을 헤매다 지쳐 아파지는 것이다.

현재 취업 포기자를 뺀 1월의 실업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청년취업자 중 20% 정도가 1년 이하의 계약직이다. 지금 이 순간도 새로운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여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 한다. 결국, 청년들이 아무리 발버둥 처도 안 된다는 말이다. 이제 지쳐서 될 대로 되라고 포기(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진정 이들을 회복시키지 않고는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 따라서 꿈과 희망을 품고 일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서라도 일자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일자리 정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야 한다. 더 늦기 전에 머리 좋은 대선 후보자들이 청년들이 인정하고 공감할 수 있는 처방을 반드시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상처가 치유되고 열정으로 심장이 뛰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 바로 청년에게 실패는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조언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한교<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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