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오지 전북, 실제 검증해보니…
항공 오지 전북, 실제 검증해보니…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7.03.01 13: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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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당한 몫 찾자 2부 <7>

인천국제공항과 직항로가 없는 전북의 또 다른 이름은 ‘항공 오지(奧地)’이다. 하늘길이 꽉 막혀 전국에서 가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으로 전락해있다. 글로벌화의 필수 인프라인 항공 노선이 없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 수는 제자리걸음이고, 새만금 등 굵직한 현안의 국내외 자본 끌어오기도 쉽지 않다. 과연 어느 정도 심각한가?

#1: “세계화 시대에 국제공항 하나 없다니 말이나 됩니까?” 새만금 투자 검토 차원에서 현지를 방문한 미국 출신의 바이어가 4년 전 불만을 토로했다. 안내를 맡았던 전북도 관계자는 할 말이 없어 하늘만 바라봤다. 이 바이어는 “동남아지사에서 한국에 오는 데 3시간 걸렸는데, 다시 한국에서 전북까지 승용차로 다시 4시간 길거리에 뿌렸다”며 “접근성이 이렇게 떨어져서야…”라고 투덜거렸다.

전북도민일보는 항공 오지 현주소를 직접 검증하기로 했다. ‘다음(Daum) 지도 길찾기’ 서비스를 통해 광역소재지의 각 도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가는 길을 실증 분석하니 ‘항공 오지’의 현실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북, 광주, 대구, 전남, 김해 등 전북과 인접하거나 인천공항에서 거리가 먼 지역 5곳을 선정해 행정소재지를 기준으로 거리·시간·이동경로 등을 각각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2: 우선 광주광역시. 인천국제공항까지의 거리는 331.2km로, 광주시청에서 광주공항까지 버스로 31분, 국제선을 타고 김포국제공항까지 50분 비행을 하고 마지막 시내버스를 이용해 인천공항까지 도착하면 총 이동시간은 2시간4분이 걸렸다. 광주공항은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시내권에 있어 자동차 이용 시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

전남권역의 전남도청. 이곳에서 인천공항(374.8km)까지 가려면 시외버스를 타고 광주에 도착한 후 같은 방법으로 광주공항까지 가야 한다. 이 경우 걸린 시간은 최단 3시간3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목포역을 거치는 수서발 고속열차(SRT)가 개통돼 열차를 이용하면 10여 분 단축된 2시간59분이면 충분했다.

대구는 대구시청에서 대구국제공항을 통해 인천공항까지 직항으로 1시간35분이면 이동 가능했다. 인천에서 거리상 427.6km로 가장 멀리 떨어진 김해시는 김해 국제공항에서 김포국제항 노선을 타고 인천공항까지 2시간7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전북은 어떠할까? 국내선 경유를 통한 항공 노선이 없어 자가용을 타고 가야 하는데, 다음 지도 상의 산술적인 접근시간만 2시간 51분(248km)이었다. 차량흐름과 수도권 정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시간임에도 비행기를 타고 직행하는 다른 시·도보다 최장 1시간 이상 더 많이 걸렸다.

#3: 전북은 충남과 함께 국제공항이 없는 유일한 곳이다. 군산공항이 있지만 인천공항까지 갈 수 있는 경유 노선이 없고, 그나마 운항 중인 제주노선도 오후 시간대로 도민들의 외면을 받은 지 오래다.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한다 해도 고속도로에서 3~4시간을 보내고, 러시아워라도 겹치면 인천공항까지 4시간을 훌쩍 넘긴다. 공항에 주차하고 체크인, 보안검색, 탑승까지 하다 보면 5시간 내외, 지치는 일은 부지기수다. KTX를 이용해도 익산이나 전주 끝자락에 있는 전주역을 통해 경기 광명역에 도착, 또다시 1시간 넘게 버스를 타야 인천공항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다.

광주시청이나 대구시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가는 시간보다 전북에서 가는 시간이 통상 2시간 이상 더 걸리는 셈이다. 이에 따른 항공 오지 전북의 경제·사회적 손실비용만 연간 1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란 추정도 있다.

2015년 항공산업정책연구소 한국항공대학교의 ‘전북권 항공수요 조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새만금 국제공항이 중국, 일본 및 동남아 중단거리 노선 중심으로 자리할 경우 2025년 운항횟수는 주당 90회, 2030년 205편 정도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천환 전북도 건설교통국장은 “전북은 국제공항이 없다 보니 지역민들조차 타시도로 이동해 인천공항까지 가야 하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혁신도시와 새만금 개발 등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 새만금 국제공항을 하루빨리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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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2017-03-02 07:53:53
새만금신공항을 빨리 완공해서,지난 세월의 서러움을 날려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