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생활터전 앗아가는 대한민국의 안전불감증
서민들의 생활터전 앗아가는 대한민국의 안전불감증
  • 이상현
  • 승인 2017.02.2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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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불감증’, ‘재난공화국’, ‘예견된인재‘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에서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단어들이다.

최근 경기도 동탄 메타폴리스 건물에 화재가 발생했다. 4명이 숨지고 4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주요 매스컴에 따르면 화재 당시 건물의 환기시스템 뿐만 아니라, 스프링클러설비, 화재경보기, 방화벽 등의 소방시설마저 꺼져 있었다고 한다.

올 겨울 대구 서문시장부터 동탄 메타폴리스, 여수수산시장, 서울가락동시장 화재까지의 크고 작은 많은 화재는 고질적이고 해묵은 안전문제를 다시 한 번 수면위로 떠올린 계기가 되었다.

최근에 개봉된 영화‘판도라’나 ‘딥워터 호라이즌’을 보자. 경제논리를 안전과 같은 저울위에 올려놓았고 결국 대형재난을 불러오는 스토리로 구성되었다. 이 영화들을 보면 느낀 것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전라북도 소방본부에서 발표한 화재통계에 의하면 2016년 한 해 발생한 1983건의 화재의 발화요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부주의가 1,079건으로 전체의 54.4%를 차지하고 전기적 요인 17%, 기계적 요인 12%가 뒤를 잇고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부주의에 의한 발생요인 중 쓰레기 소각 22.7%, 불꽃·화원방치 20.3%, 담배꽁초에 의한 요인 17.3% 순으로 나타난다.

위 통계를 살펴보면 부주의가 화재원인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와 같은 사실이 바로 안전 불감증이라는 우리 사회 깊게 뿌리박힌 사회적 질병이라는 것을 여실이 드러내는 부분으로 판단하여도 무방하다고 본다.

옛말에 ‘도둑의 찌끼는 있어도 불의 찌끼는 없다.’라는 속담 있다. 이는 도둑이 지나간 자리는 남는 것이 있어도 화재가 났던 자리에는 남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과거 대구지하철 참사,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 인천 호프집 화재 등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잃고 셀 수 없을 만큼의 반성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화재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은 대형화재의 기억마저 화마에게 함께 삼켜져 버린 것인가? 아니면 모든 것을 쉽게 잊는 우리민족의 낙천성인가?

모든 사고는 마치 톱니바퀴처럼 물려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일상속의 작은 실수나 부주의는 하나의 도화선이 되어 기존의 문제점들과 연쇄작용하게 되고 결국 대형 화재 등의 사고로 발전하는 연쇄 파급효과가 일어난다는 말이다.

그러면 이와 같은 사소한 불씨를 키워 거대한 화재를 부르는 악순환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깊게 생각 하지 않아도 된다. 답은 멀리 있지도, 어렵지도 않다.

첫째, 가정에서는 불이 났을 때 정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을 이용하여 화재 초기에 신속한 대처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소방관들은 이야기한다. 소화기 한 대는 소방차 한 대 이상의 위력을 발휘하고,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일반 열 및 연기 감지기보다 작동이 빨라 깊게 잠든 집주인을 신속하게 깨워주어 우리의 재산과 인명피해를 막아내고 있다고...

작년겨울 나의 지역구에서 주택화재로 생활의 근거지를 잃고 화재의 잿더미 속에서 눈시울을 적시던 노부부의 얼굴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집에 소화기와 감지기만 있었더라도 하는 생각은 아직도 지울 수 없다.

둘째, 전통시장은 소규모 점포가 밀집되어 있어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연소 확대 우려가 크고 대형화재로 발전하기 쉽다. 최근 대구와 여수시장 화재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조사결과 이들 원인이 모두 전기에 의한 누전으로 밝혀졌다. 평소 전기는 우리에게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소중한 존재이다. 그러나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도 한다. 이는 전통시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가정과 생활터전에 적용되는 사항인 만큼 우리 모두가 원래의 목적인 편리함과 유용함만을 누릴 수 있도록 누전차단기 시험은 월1회 실시해야 한다. 콘센트는 과전류가 되면 자동으로 차단되는 형태를 사용하고, 한 콘센트에는 여러 개의 전기코드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며, 사용하지 않는 난방기구는 반드시 코드를 뽑아서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전열기구 및 냉장고(김치냉장고), 에어컨 등의 뒷면에 쌓여있는 먼지는 수시로 제거하고, 노후전선에 대하여서는 피복이 벗겨지거나 손상된 부분을 수시로 확인하고 보수하여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여야 한다.

셋째, 대형 건축물의 관계인들은 건물에 설치된 소방시설의 설치에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소방시설도 하나의 기계이다.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항시 필요함을 깨닫고 시설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방시설안전관리를 행하는 사람에 대하여 적극적인 관리감독을 행할 필요가 있다. 고양터미널 화재사고 및 동탄메타폴리스 화재는 인재로서 대형건축물 일부를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소방시설을 정지시키거나 용접과정에서 주변에 소화기 등을 비치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하다 발생된 화재이다. 모든 건물주 및 소방안전관리자는 이와 같은 인재가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책임의식이 필요하다.

넷째, 읍·면단위의 농촌지역에서는 봄철 및 가을철이면 논두렁이나 밭두렁, 농사 후 부산물, 가정쓰레기를 주택 및 임야주변에서 임의로 태우다 산이나 주택으로 번져나가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주택 및 임야주변에서 소각작업을 하는 경우 꼭 관할 소방서 및 행정관서에 신고 후 소각하여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2017년 1월 1일부터 이와 같은 행위를 신고하지 않고 행하다 소방차를 출동하게 하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가 시행됨을 알아두면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화재발생 시 골든타임은 5분이다. 이 시간은 재산피해 및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절대적일 시간이다. 화재가 발생 하였을 때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고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도록 전통시장에서는 소방출동로 상에 상품을 진열하거나 적재하지 말며, 농어촌지역에서는 농기계 및 시설물을 설치 시 소방차량이 통행 가능하도록 설치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에 힘입어 소방시설도 첨단화, 다양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자동화재탐지설비, 옥내소화전설비, 스프링클러설비 외에도 들어보지도 못한 수많은 소방시설들이 24시간 잠들지 않고 쉼 없이 화재를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가? 화재는 줄어들었나? 살펴보면 화재는 이전보다 더 다양화되고 대형화 되어졌다. 과학수준이 향상되면서 우리의 삶은 화재로부터 더 안전해질 것이라는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다. 아이러니하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화재, 나아가 모든 재난으로부터 안전해 질 수 있는 방법은 우리 스스로 주변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위험을 준비하는 것이다. 안전의 범위가 하나하나 모여 큰 지도를 이룰 때 안전한 남원, 안전한 전라북도, 더 나아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실현해 나가고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및 국가가 되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모든 시민들이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으로 조금씩 변화되길 바란다.

이상현<전북도의원·남원시 제1선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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