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방학 -‘더 읽을거리’로 재충전과 성찰의 시간
봄방학 -‘더 읽을거리’로 재충전과 성찰의 시간
  • 임희종
  • 승인 2017.02.23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정월대보름이 되면 오신채 오곡밥 등 영양식을 하고, 한 해 동안 무병장수를 비는 맘으로 귀밝이술을 나누었다. 보름달이 뜨면 정월 초하루부터 하늘에 올려 띠우며 놀던 방패연에 온갖 액운을 적어 액맥이로 멀리 띠워 날려버리기도 하고, 달집태우기를 하며 하늘의 달에 소망을 빌기도 하였다. 이 모든 민속은 선조들의 ‘ㅂ·ㄺ’의 (광명)사상이었다. ‘광명이세’의 기원이었다. 정초에는 바깥출입도 자제하고 한해의 계획을 세우면서 새 생명이 솟구치는 새봄맞이를 준비하였다.

이때가 우리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는 봄방학 기간으로 쉼의 시간이다. 아니 새 학기 새 학년의 준비 기간이다. 앞으로 수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참 제자를 만들기 위한 기획과 실천은 어느 정도였는가를 점검하고, 편차를 수정하여 새롭게 맞이할 학생들을 기대하며 준비하는 시간이다. 이를 위해 우리 학교에서는 각 학년별 담임교사가 구성이 되면 학년별 신년계획 구상을 위한 1박2일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미 구성된 연간계획에 학년별로 학습지도 및 수행평가계획, 학생지도계획, 각종 대회 등 촘촘하게 계획들을 구체화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1년 동안의 계획이 담임교사 머릿속에 세워져 학생들을 만나고 지도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이다. 이를 체험한 선생님들이 손수 시간을 내어 함께 계획하고 밤새 토론하는 모습에 감사하기만 하다.

봄방학 기간동안 학생들에게는 다른 과제 부여보다는 학기 중 너무 바쁘게 보내다보니 읽지 못했던 교과별 ‘더 읽을거리’을 읽어보게 한다. 1년 동안 신문 읽기, 아침독서와 각종 독서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학습이라는 범주를 아직도 학생들은 교과서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시험범위에 들지 않으면 거리두기를 하는 학생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수업의 형태를 바꾸는 일과 평가방법의 변화, 더하여 지속적인 독서 지도라는 사실이다. 교과서에서 제시하는 ‘더 읽을거리’는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는 자료제시가 아니다. 어쩌면 꼭 읽어서 확장된 사고와 관련된 새 지식으로 채워야 할 자료인 것인데 실제 수업에서는 간과하기 쉽다.

신학기를 맞이할 즈음,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는 전북지역교사들을 위해 강좌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2월 14일부터 3일동안 이번 강좌는 첫날 ‘NIE로 나만의 포트폴리오 만들기’(임윤희 서울남부교육지원청 장학사), ‘시사이슈 톡톡, 세계와 나’(윤신원 서울 성남고교사), 둘째날 ‘NIE로 하는 프로젝트수업’(이명구 서울광신중교사), ‘즐거움, 사랑, 성찰이 있는 교실’(박은주 세일중교사), 셋째날 ‘출력 능력 향상을 위한 NIE’(이정균 책따세 이사), ‘미디어, 수업과 만나다’(김태현 경기백영고교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학교 수업분석실에서 40여명의 열정적인 전북의 선생님들이 모여 미디어를 어떻게 수업에 적용할 것인가를 눈빛을 반짝이며 방법들을 공유하고 있다.

쉼은 결코 낭비되는 시간이 아니다. 재충전의 시간이고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기도 하다. 나무를 쉬지 않고 계속 도끼로 찍어내는 인부보다 잠깐씩 쉬는 벌목공이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은 쉬면서 에너지를 축적할 뿐 아니라 도끼날을 갈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너무 앞만 바라보며 달려가기만을 채찍질하지는 않았는지? 새학기를 준비하는 우리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봄방학 쉼을 통해 비상의 날개를 점검하고 있을 터이다. 선생님들이 권장한 추천도서와 바쁘기만 하여 읽지 못했던 ‘더 읽을거리’를 읽어서 더 성장한 모습, 가슴 두근거림으로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임희정 전주신흥고 교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