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섭던 바람이 잦아들고 어디선가 따사로운 바람이 오고 있나보다.
따뜻한 봄햇살에 들판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나고 부지런한 농부들은 벌써부터 올해 농사를 위해 밭에 나와 있다.
냉이국랑 달래무침으로 밥을 든든히 먹고 봄 햇살 퍼진 길을 나선다.
봄방학을 맞이한 아이들 중 몇 명은 방과후학교, 돌봄교실에 참여하느라 학교를 찾아와 활기차게 지낸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느라 학교에서는 선생님마다 분주하다. 그동안 맡았던 업무, 학급을 인계 인수하느라 바쁘고 운동장, 교실 보수공사가 있는 학교들도 많다.
한 학년씩 올라가는 아이들을 위해 교실 정리도 하고 3월에 들어올 신입생을 맞이할 준비도 시작했다.
봄방학 동안에는 학교에서 해오라는 숙제가 따로 없으니 아이들에게는 가장 자유로운 때이다. 이럴 때 집에서 그동안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꺼내서 보고 좋았던 장면에 밑줄을 쳐보거나 공책 한 권 마련해서 맘에 들었던 글귀를 따라서 적어보는 활동도 괜찮을 것 같다.
좋아하는 동시집을 다시 보면서 맘에 든 시를 적고 외워보는 것도 권장하고 싶은 활동이다.
책을 한 번 읽은 것으로 끝내는 것 보다는 책을 읽은 후 독후활동이 더 중요하다.
예전에는 학교에서 항상 책을 읽고 나면 독후감을 써내라고 해서 참 힘들어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읽은 것은 재미있었지만 독후감 공책의 그 많은 빈 칸을 무엇으로 채우나 걱정이 태산 같았다.
또 선생님께서 방학 숙제로 예를 들면 ‘책 10권 읽고 독후감 써오기’라고 내주면 당시에는 인터넷도 없고 집에 책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참 어렵고 귀찮은 숙제이기도 했다.
지금은 읽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책을 구해서 읽을 수 있다.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을 수도 있고 동네에 있는 도서관에서 책을 볼 수가 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주변에 책이 많아도 참 읽지를 않는다. 어쩌다 도서관이나 학교 도서실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 수도 참 많이 줄어들었다.
제일 재미있는 아이들 장난감인 스마트폰이 나온 바람에 게임에 빠져 지내느라 아이들이 책과 멀어지고 있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봄방학때 집에 있는 동안 한 권의 책이라도 보게 하려면 집에서 텔레비전을 켜두고 있는 시간을 줄이고 부모님들부터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독서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것이 중요한 지 뻔히 잘 알면서도 실천하기는 참 어렵다.
하루하루 방학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 저녁에 퇴근하면 또는 이번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 짬을 내서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꼭 마련해보자.
이길남 격포초 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