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대응 없다면, 금융중심지 공염불
전략적 대응 없다면, 금융중심지 공염불
  • 최고은 기자
  • 승인 2017.02.2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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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운용본부 전북시대와 과제 <하>

기금운용본부 이전이 전북경제 성장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은 분명하다. 국내 자산 투자시장의 최대 큰손인 만큼 전북 금융산업 발전에도 상당한 기여가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략적 대응책 없이 기관 유치에만 환호할 경우 “‘전북 금융중심지’ 청사진은 필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중론이 적지않다.

기금본부가 주로 상대하는 기관들은 국내의 자산운용기관들로 위탁운용비만 연간 700억~800억원에 이른다. 소위 ‘슈퍼 갑’의 위치에 있으면서 자산운용사, 신탁운용사, 운용기관 등은 기금본부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20일 도에 따르면 기금본부와 관련한 자산운용사는 약 340여개로 도내에 지역본부를 설치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전북은행의 JB 자산운용 본점이 전북에 있긴 하나 규모면에서 아직 상당 부분 열세인 상황이다. 전북에는 특수은행 중에 농협 지점이 가장 많고 실질적인 국책은행 지점개수는 상대적으로 적어 기금본부의 서비스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금본부 이전에 따라 여러 금융기관들의 전북 이전 가능성이 예상되고는 있으나 열악한 전북 금융시장을 보다 발전적 방향으로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인력 양성과 인재 창출도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전북이 기금본부 이전으로 일차적인 효과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경제적, 사회적 성과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인력창출과 유관기업의 유치 및 설립으로 연결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금본부는 전문성을 가진 인력들로 구성된 특수기관인 만큼 다른 혁신도시 공공이전기관처럼 지역인재를 채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거시적 측면에서 봤을 때 금융기관들의 업무 현지화를 위한 도내 금융전문 인력이 수급됐을 때 그 효과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 전북 상황은 걸음마 수준이다. 도내 대학 중 금융관련 학과는 전무할 뿐더러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 등 앞으로 금융산업을 바라보며 인재를 양성하는 곳도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전북대학교가 올해 금융연금 경제학 대학원을 설립해 석사과정을 접수하고 학부과정으로 경영학과에 금융정보 복수전공을 운영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 도는 전라북도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예비 인재양성을 목표로 대학생 금융아카데미와 공무원 맞춤형 금융교육을 운영하고 올해부터는 금융전문인력 양성지원을 추진하는 등 금융인력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금융산업 발전 로드맵을 통해 단계별 추진과제를 실천하고 있다”며 “금융인력 양성을 비롯해 도내 금융산업 육성을 위한 전략적 대응과제를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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