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전단지 홍수, 청소노동자 몸살
불법 전단지 홍수, 청소노동자 몸살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2.1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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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주말이면 전주 신시가지 도로가 불법 홍보물들로 가득차 청소용역직원들이 새벽 찬바람을 맞으며 치워내고 있다./김얼기자
 매일 치워도 끝이 없는 불법 전단지 등의 쓰레기로 전주시 효자동 신시가지 일대는 몸살을 앓고 있다.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18일 오전 5시 전주시 서부 신시가지. 영하 5도 날씨에도 송승환(78) 씨 등 3명의 청소 용역업체 직원들은 이 시간이면 어김없이 하루를 시작한다. 두꺼운 장갑과 목 토시 그리고 얼굴을 감싸는 마스크는 항상 착용해야 한다. 새벽 5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장시간을 일하며 추위를 견디려면 따듯한 방한복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술집과 먹자골목들이 즐비한 신시가지 내 차도와 보도는 이미 불법 전단지 등 각종 쓰레기로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송 씨는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어요. 주말에는 길거리에 뿌려지는 불법 전단지양이 곱절은 됩니다. 그래서 주말은 4시간 정도 추가 근무를 합니다”며 묵묵히 길가의 쓰레기를 한쪽으로 모으고 있었다.

 청소 용역업체 직원들은 쓰레기를 일차적으로 차도 갓길에 군데군데 모아놓고 이후 쓰레기봉투를 가져와 일일이 쓰레기를 담는다. 수거하는 도중 몇몇 얌체 업주와 노점상들은 분리수거가 전혀 안 된 쓰레기를 일반 봉투에 담아 길거리에 버리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청소직원 이모(71) 씨는 “길거리에 무단으로 쓰레기를 그것도 쓰레기봉투도 아니고 일반 봉투에 담아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희는 어쩔 수 없이 쓰레기를 끄집어내 다시 분리수거하는 입장입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이날 몇몇 술집 종업원들이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리는 모습을 목격했고 이에 물어봤으나 자신들은 그저 일하는 종업원이라며 자리를 뜨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오전 8시쯤 되어 메인 대로변 청소가 끝났다. 이후 직원들은 준비한 컵라면을 꺼내 허기진 배를 채우는 모습이었다. “아침을 먹고 잠시 몸을 녹이고 나서 오전 9시부터는 모은 쓰레기를 쓰레기봉투에 담아야 한다”며 “주말에는 쓰레기양이 많아 오후 8시까지는 꼬박 일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주시 신시가지는 각종 술집과 음식점이 지난 2010년대 초중반부터 생기기 시작해 지금은 수많은 사람이 몰리는 ‘핫플레이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이어 일대는 각종 업소 등에서 뿌리는 불법 옥외광고물 등으로 몸살을 치르고 상태다.

 전주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완산구에서 불법 전단지 수거량은 12만 3604건에 달하며 불법 옥외광고물로 인한 과태료는 총 4억 1000만 원을 부과했다. 이어 현행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불법 광고물(입간판·현수막·벽보 및 전단)에 대해서는 자치단체가 최대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구청 관계자는 “단속 인력에 비해 무차별적으로 이뤄지는 전단지 양이 너무 많고, 전단지에 적혀 있는 번호도 대포폰인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업소 주인을 확인하기도 어려운 상태”라고 단속의 어려움을 전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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