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원로 이사들 뿔났다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원로 이사들 뿔났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2.1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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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16일 오전 여명카메라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호소문을 발표했다. (김미진 기자)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원로 이사들이 보존회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16일 호소문을 발표하고 나섰다.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정상화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전 여명카메라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가 총체적인 난국에 빠지게된 것에 송구스럽고 참담한 심정 금할 길이 없다"면서 한 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는 보존회 이사 중 최고령인 정명숙(82)씨를 비롯해 최승희, 조소녀, 김영자, 김명신, 최동철, 나재순, 왕기석, 조용안 이사, 김일구 회원 등 총 1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최근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안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진행 경위를 알리는 동시에 국악계 원로, 젊은 국악인, 국악을 사랑하는 지식인 등 총 65명의 날인을 받은 호소문을 공개했다.

 호소문 낭독에 나선 나재순 이사는 "성준숙 전 이사장의 임기 중에 대사습이 심사 매수사건에 휘말린 만큼 집행부가 대회준비 부실과 관리 감독의 잘못을 통감해야 함에도 책임 회피와 안일한 대처로 일관하다 물러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사람을 후임자로 정해놓고 계속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편승해 자리를 자치하고자 부모와 스승 같은 분과 동료 국악인에게 욕설과 막말을 서슴치 않은 송재영 이사에게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마땅할 것이다"면서 "전주대사습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전 이사장과 송재영 이사는 빠른 시간 내에 잘못을 깨닫고 불법적인 지위를 내려놓아야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국악계 원로인 김일구 명창은 "지난 회의 과정에서 부모와 같은 분에게 언행을 나쁘게 하고, 또 따님에게 못담을 욕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앞으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동안 중재를 하기 위해 송재영 이사를 3번이나 만나 최승희 선생님께 사과를 하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사과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정명숙 명무는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 괴롭고 그래서 사실상 사표를 내버리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어른인 입장에서 후배들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하고 나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면서 "(모든 갈등이 마무리되고) 제발 정상적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재영 이사장 권한대행은 "지난 회의에서 권한대행을 선출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이들의 주장은 이미 법원에 직무정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한 만큼 이사들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면 된다"면서 "엄중한 표결을 통해 선출됐음에도 딴지를 걸었던 것은 이들 이사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는 등 대사습을 쑥대밭으로 만든 것도 이들 이사들이었다"고 맞섰다.

 이어 송 권한대행은 "최승희 선생님께는 오래전부터 사과를 하려고 기회를 만들려고 했으나 그 사이에 모욕죄로 고소를 당하고 경찰서로부터 연락을 받고 하면서 늦어지게 됐다"면서 "이는 최승희 선생님과 제 사이의 문제이지 이사장 권한대행과는 별개의 문제로 보아야하고, 이러한 일들을 엮어서 제게 무조건 내려오라고 하는 것은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이다"고 항변했다.

 이처럼 끝도 보이지 않게 이어지고 있는 보존회 이사들 사이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지역문화예술계의 반응은 이제 냉랭하기만한 실정. 그동안 보존회 내부의 갈등이 봉합되기를 기다려왔던 전주시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보존회의 갈등과 관련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면서 "2월말 늦어도 3월초까지는 조직위구성이나 한시적 사무국 형태 등 올 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질적인 구조를 만들고 확실하게 매듭지을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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