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동남부 바이에른 주 킴가우 지역에서는 ‘킴가우어’라는 지역화폐가 유통되고 있다. 지역 고등학교 경제 교사인 크리스티안 겔레리가 지역사업 활성화를 위해 고안한 통화다.
2003년 이 화폐가 처음 등장했을 때 불과 130명의 주민이 7만 킴가우어(7만 유로) 정도를 이용했지만, 현재는 600~700만 킴가우어를 이용할 정도로 커졌다. 유통되는 지폐수만 해도 50만장이 넘는다.
당초 효과가 없을 줄 알았던 킴가우어는 독일 바이에른 주에서 성공을 거뒀고, 이젠 지역은행도 전향적으로 나서서 킴가우어를 거래하고 교환할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가난한 도시가 스스로 일어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지역화폐도 있다. 빈곤층이 모여 사는 브라질의 콘준토 파우메이라스 지역에서는 돈이 마을 바깥으로 흐르지 않고 마을 안에서 순환하게 하기 위해 지역화폐 ‘파우마’를 쓰기로 했다. 브라질 화폐 헤알을 지역은행인 파우마스에서 지역화폐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파우마 덕분에 지역 내 소비 비중은 2011년 93%로 치솟았다.
지역화폐가 주목받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된 가치의 외부 유출을 막는 보호막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역 자원의 내부순환을 촉진함으로써,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촉매제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다.
킴아우어 외에도 이타카아워, 토론토달러 등 지역화페가 지역경제 순환을 구축하는데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완주군도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방지, 소상공인 보호 및 전통시장 육성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5년 5월부터 ‘완주 으뜸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다.
완주 으뜸상품권은 완주군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다.
으뜸상품권은 출범 1년 6개월만에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방지와 지역상권 보호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으뜸상품권 판매액은 2015년도 3억2천532만6천원, 2016년도 6억8천552만1천원으로, 총 10억1천84만7천원이 유통됐다. 1만원권이 10억1천30만원이고, 1천원권이 53만9천원으로, 99%가 1만원권이 유통되고 있다.
으뜸상품권은 완주군이 직접 발행하고 농협이 판매 대행하고 있다. 할인율의 경우 완주군이 차액을 보조해 주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상품권 활성화를 통한 지역상권 살리기 차원에서 할인율을 기존 3%에서 5%로 상향 조정했다.
예를 들어 10억원 판매시 할인 보상차액은 상품권 구매자는 2천만원 혜택을 받게 되는 셈이다. 고객이 1만원권 상품권을 5% 저렴한 현금 9천500원에 구입한 후, 완주관내 가맹점에서 다양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완주으뜸상품권을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방안을 강구 중에 있으며, 기업체에 완주으뜸상품권 활용 협조 서한문 및 공문을 발송하는 등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밖에 군청 직원의 구내식당 식권 공제시 상품권을 활용하고 있으며 완주군내 행사 및 시상금 제공시 상품권으로 대체하고 있다. 와일드푸드축제와 나는 난로다, 캠핑행사 등에도 시상금으로 대신,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으뜸상품권은 가맹점 확보가 중요하다. 현재 등록돼 있는 상품권 가맹점은 1천25개소다. 관내 13개 읍면에 있는 식당, 상가, 슈퍼, 주유소 등 유흥업소를 제외한 대부분 장소에서 사용가능하다.
연말 현금영수증 처리는 기본이다.
지역화폐는 2가지 면에서 큰 특징을 갖는다.
우선 기존의 법정화폐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지역화폐는 화폐의 저장성보다는 순환성에 집중하기 때문에, 자원의 순환을 촉진시키고 결국 자연스럽게 이익추구보다는 필요충족이라는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둘째, 지역화폐는 정해진 지역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익명성의 부족, 즉 좁은 범위 내에서의 유통이 발생한다. 이는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는 구성원 간의 유통을 강화시켜, 화폐가 경제적 관계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의 매개체로서도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지역화폐의 이러한 특징은 지역소비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 주체들의 협동성 강화 등 내생적 발전에 도움이 된다.
완주 으뜸상품권이 지향하는 목표다.
<박성일 완주군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