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지도부가 전북의 독자권역 설정을 소지역주의라고 언급해 지역 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13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전날 토론에서 ‘전북 독자권역 설정’ 지원 입장을 밝혔는데, 이는 대통합 정신에 어긋나는 소지역주의를 추구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전북도의회에서 최고위 회의와 전북도청에서 정책간담회를 마친 후 ‘전북 11대 공약’ 발표와 관련한 질문·답변 과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소지역주의’ 발언은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정조준이었지만, “전북 독자권역을 간절히 원하는 지역민들의 소망까지 폄하한 것 아니냐”는 반발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당의 유성엽 의원(정읍·고창)은 이날 “민주당 문 전 대표의 ‘전북 별도권역 설정’ 운운은 위험하고 잘못된 발언”이라며 “전북을 호남에서 떼어내기보다 호남의 중심지로 다시 세우겠다는 미래 지향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당 박 대표는 “문 전 대표가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부·울·경을 놓고 과연 부산에 가서도 울산과 경남을 분리하자고 발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선 후보가 소지역주의를 조장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대통합의 정신에 어긋난다”고 유 의원 발언을 거들고 나서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이상직 민주당 전주을 지역위원장은 “호남 예산과 인사, 각급 공공기관의 광주·전남 편중은 편중을 넘어 아예 독식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전북의 정당한 몫 확보를 위한 독자권역 설정 소망을 ‘소지역주의’로 매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김춘진 민주당 도당위원장도 “문 전 대표는 균형발전 차원에서 낙후 전북의 특화발전을 도와주겠다는 취지”라며 “소지역주의라고 말하는 게 오히려 소지역주의를 부추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당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전북도는 이날 오전 전북도청 4층 회의실에서 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군산조선소 가동 유지,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무주~대구 고속도로 건설 등 12대 현안에 대해 힘을 모아가기로 했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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