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과 상생
균형과 상생
  • 이신후
  • 승인 2017.02.0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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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잘사는 대한민국을 위하여

  에스키모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불안정한 균형으로 있는 빙산은 작은 힘으로도 바다로 움직일 수 있다.” 균형을 잃은 것은 아무리 거대해도 쉽게 흔들리고 무너질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지금 이런 빙산과도 같다 하겠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급격히 빠른 경제발전을 이루는 것과 동시에 탄생한 재벌, 대기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경제규모는 성장했지만 불안정한 요소가 산재해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와 비슷한 상황을 예로 들자면 1930년대 미국의 경제 대공황 시기를 말할 수 있다. 경제대공황이 온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 하나는 세계 1차대전이 끝나고 과잉공급된 물건들로 인해 기업들이 일자리를 줄였고 이에 실업자가 대거 양성되어 경제의 근간인 소비자들의 소비력이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이러한 경제 상황의 배경에는 세계적인 불황도 한몫하지만 근본적으로 경제정책상 낙수효과를 유도하기 위하여 고소득자나 대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경제발전은 더뎌져 가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아가고 있으며 실업률은 증가하는 역효과가 발생하는 데 이유가 있다. 균형을 잃은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서는 많은 기둥이 들어가야 한다. 많은 기둥 중의 하나만 공을 들여서 튼튼하게 만들고 나머지 기둥이 부실하다면 집은 무너질 것이다. 정리하자면 모든 기둥을 다 튼튼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기둥이다.

국가경제도 집을 짓는 것과 같다. 다양한 경제활동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 및 공공사업에도 많은 비용과 인력이 필요하지만, 어떤 성과를 바로 내려고 하기보다는 각 지역에 공정하게 분배하여 그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발전의 근간을 삼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송하진 전라북도 지사가 언급한 “전북 몫 찾기”의 배경처럼 산업화 시기 내내 수도권과 지방으로 나뉘어 불균형과 갈등의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고 균형을 되찾고, 우리 사회를 관통했던 수도권 이데올로기와 호남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모든 지역이 제 몫을 누리며 골고루 잘 사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전북의 몫을 찾는다는 것은 전북 홀로서기나 남의 몫을 뺏어오자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며, 인구나 경제규모에만 치우쳤던 예전의 자원 배분 기준을 고치고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는 균형발전의 새로운 프레임이다.

이런 공정한 기준으로 예산 및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지역 이전 등을 통해 예산과 인력, 기관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지방자치단체의 경제체질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단초가 된다면 사회적 합의를 통해 기존의 기준과 달리한 새로운 발전모델로서 자원을 분배할 근거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틀어진 균형을 바로잡고자 하는 움직임이 필요한 때이며 그에 걸맞는 결단의 시기가 온 것이다.

과거의 경제성장은 대한민국이라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한 재료를 모으는 과정이었다.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인해 발생한 불균형으로 집이 무너질 위험이 있는 현재의 단점은 이를 바로잡아 무너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제는 기둥마다 힘을 실어 지붕을 세우고 벽을 이어 튼튼한 집을 지을 차례이다.

이신후<(재)전라북도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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