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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시간은 거꾸로 간다
홍용웅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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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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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4’는 ‘동물농장’의 작가 조지 오웰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1949년 출간된 이 작품은 35년 뒤에 올 가공할 경찰국가를 그린 미래소설이다(이제 과거가 돼버렸지만).

1960년, 미 대륙과 영국, 호주 등을 병합한 ‘오세아니아’라는 초강대국에 감시와 처벌을 주 무기로 한 전체주의 정권이 수립된다. ‘빅브라더(Big Brother)’라 불리는 가상의 인물을 국가원수로 모신 당(黨)은 최첨단 수단을 총동원해 국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은 물론, 표정, 잠꼬대, 사상까지 감시한다. 추호라도 의심되는 자는 소리 소문 없이 증발된다.

인구의 2%에 불과한 내부당원이 13%가량의 외부당원을 부리고, 나머지 85%의 무산계급은 생존을 위해 죽기 살기로 일한다. 철저한 피라미드 사회다. 지구상의 다른 두 강대국(유라시아, 이스트아시아)과는 적개심도 없으면서 끊임없이 전쟁한다. 군수산업 유지와 내부체제 공고화를 위해서다. 그리고 실재 여부가 불명한 반체제 단체 ‘형제단’에 대한 국민의 증오를 부추겨 내부결속을 도모한다.

당 산하 ‘진리부’는 기록·역사의 위조와 대민선동을, ‘애정부’는 반동 색출, 고문, 처벌을, ‘풍요부’는 생산·분배의 조작과 수탈을, 각각 전담하는 조직이다. 그리고 당의 강령은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인데, 참으로 절묘한 반어법이다.

전쟁은 국민의 관심을 외부로 돌림으로써 체제에 평화를 선사하며, 자유의지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니 예속만이 살길이다. 또한 진리탐구나 역사에 대한 호기심은 파멸을 재촉할 뿐, 모르는 게 약이요 힘이다. 이런 공포사회에서 자유, 진리, 역사를 되찾기 위해 암약하는 참인간이 있으니 그가 바로 소설의 주인공이다. 외부당원이기도 한 그는 당원을 통한 체제전복은 애당초 불가능하며, 유일한 길은 85%를 점하는 무산계급의 봉기라 확신한다.

그러나 이야기는 행복한 종말에 이르지 못한다. 한 상급당원을 과신한 나머지 그가 쳐놓은 함정에 빠진 우리 주인공은 길고 긴 고문과 세뇌를 거쳐 결국 ‘빅브라더’의 신도로 개종된다. 그리고 곧바로 처형된다. 이단으로 명예롭게 죽는 것조차 이 사회에선 용인되지 않는다.

이 소설은 1940년대 소련을 모델로 했지만, 상당부분 과장과 허구에 터 잡고 있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자꾸 우리 모습이 오버랩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 제1조의 장중한 선언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리고 따라오는 많은 의문…. 정부는 진정 진리와 자유의 수호, 정의로운 분배를 위해 복무하는가?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는 색깔논쟁에선 ‘전쟁은 평화’라는 억지가 느껴지지 않는가? 블랙리스트, 국정교과서, 위안부 합의 같은 일들에서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라는 궤변에의 향수가 감지되지 않는가? 수저론, N포세대 등 자학적 언어로 희화되는 양극화는 신종 카스트의 고착을 우려케 하지 않는가? 국정운영에서 지역차별은 왜 더욱 노골화되는가? 그리고 한도 끝도 없이 나오는 ‘빅 시스터’의 의혹들….

그러나 절망하지 말자. 우리는 소설 속 주인공과 같은 불행을 맞진 않을 것이다. 우리에겐 촛불이 밝히는 희망의 에너지가 있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저력은 2017년 대한민국을, 1984와는 정반대로, 반드시 해피엔드로 이끌리라 믿는다.

홍용웅<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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