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브랜드공연 ‘떴다 심청’, 과연 뜰까
전북브랜드공연 ‘떴다 심청’, 과연 뜰까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2.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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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성 춘향' 공연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올 4월부터 새로 선보이게 될 전북관광브랜드공연의 총연출가를 위촉하는 등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으나, 지역 문화예술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병천)은 8일 전북관광브랜드공연 판타지 뮤지컬 ‘떴다 심청’의 총연출로 장선우(64) 영화감독을, 협력 연출에는 지역 연출가로 활동 중인 소극장 판 대표 백민기(48) 씨를 위촉했다고 밝혔다.

작품의 대본은 극작가인 김정숙 극단 모시는 사람들 대표가 맡았다.

총연출로 위촉된 장선우 감독은 서울 출신으로 영화 ‘꽃잎’과 ‘거짓말’, ‘나쁜 영화’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하면서, 한국영화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1990년대에 가장 많은 논쟁과 화제를 불러 일으킨 바 있다.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도쿄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상, 청룡영화상 감독상 등 유수 영화제에서 다수의 수상 이력을 소유하며 작품력을 인정받았다.

협력 연출로 이름을 올린 백민기 씨는 연극인이자 배우, 연출가, 소극장 대표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며, 전북지역의 연극판을 지켜오고 있는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향후 이들이 맡게 될 작품 ‘떴다 심청’은 고전 소설인 효녀 심청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가무악과 더불어 현대 미디어 아트가 결합한 판타지 융합 공연 형태의 뮤지컬로 올 4월 초까지 제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총연출가를 위촉한 배경에 먼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상 문화예술계에서는 그동안 별다른 작품 없이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장 감독이 영화와 전혀 다른 장르인 뮤지컬에서 어떠한 연출력을 보여줄 지 내심 우려하는 분위기다.

당장에 흥행을 위해 장 감독이라는 카드로 유명세에 기대려는 자세가, 자칫하면 섣부른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에서다.

현재 제주도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 감독이 연중 내내 진행되는 제작 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크다.

더군다나, 현재 1차 대본이 나온 상태로 수정 절차를 거쳐야 할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본격적인 연습과 앞으로의 제작 일정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대박이 될 지 쪽박이 될 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지만, 지역 인력 등을 활용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서 브랜드 공연을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또 다른 문화예술인은 “전북 도민을 포함하여 관광객 등 일반인에게 선보이는 브랜드 공연인 만큼 전북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인력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지역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공감대를 이끌 수 있도록 안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홍승광 전북문화관광재단 상설공연추진단장은 “장선우 감독이 평소 애니메이션에도 관심이 많아 영상기법을 활용한 무대 연출에는 크게 염려되는 부분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전문적인 무대 구성면에는 전북지역의 유관기관이 하는 작업과 연관성이 있어서 자문을 얻을 수도 있고 여러 경로를 열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에 위촉된 연출진 외에도 무대미술이나 음악감독 및 작곡, 조명 영상 디자인 등을 제작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영입해 공연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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