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대선주자]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7.02.0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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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정치인생에 4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출마의 변과 전북 공약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신상기 기자

 그가 돌아왔다. 30년 정치인생에 4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사람, 그래서 불사조의 피닉스(Phoenix)란 뜻에서 ‘피닉제(피닉스 이인제)’의 애칭이 뒤따르는 주인공.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19대 대선에 등장했다. 그는 2일 전북도민일보를 방문한 자리에서 “2023년 세계잼버리 대회의 새만금 유치를 위해 전북 1호 공약으로 채택하겠다”고 말한 뒤 “새만금이 한국의 미래가 될 수 있도록 거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에 대한 구애라면 보통 러브콜이 아니다. 본보 5층 회의실에서 1시간 이상 출마의 변과 전북공약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번에 4번째 대권 도전이다.

“그렇다. 20년 전 40대의 용기와 열정으로 대통령에 도전했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던 1997년, 경제위기는 깊어가고 북한은 개혁, 개방을 거부한 채 핵개발로 치달았다.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믿고 맨주먹으로 도전했지만 또다시 처절하게 좌절하고 말았다. 나라가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는데 앞장서 헌신해야만 국민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이런 마음의 자세로 다시 이 자리에 섰다.”

-차기 대선, 왜 이인제인가.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와 안보에서 동시 위기를 맞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불경기와 실업이 국민을 고통과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 양극화와 저출산이 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여기에 브렉시트, 미국우선주의 등 반세계화 물결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무언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노동부 장관과 경기도지사 시절에 서서 회의하고 서서 결재하며 개혁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다. 여러 위기를 돌파할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직은 지지율이 낮다.

-“한마디로 깜깜하다(하하!). 새누리당의 경선 장이 열리면 나아질 것이다. 지금은 경선 구도조차 확정되지 않았잖은가. 다른 주자들도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 당 안에서 앞으로 5~6명이 출마 선언을 할 것이다. 여러 번 출렁일 것이다. 지켜봐 달라.”

-개헌론이 이슈다. 어떤 입장인가.

“대통령이 되면 6개월 안에 분권형 대통령제로 헌법을 개정하겠다. 경제, 교육, 노동, 복지 등 내정은 내각제로, 외교와 안보, 국방, 통일 등 외정은 대통령제로 권력구조를 바꾸어야만 연정이 가능하다. 예산대비로 하면 약 80%를 국회로 넘기겠다는 것이다. 지금 국회는 4당 체제로 어느 당도 과반의석이 안 된다. 연정 없이는 국정이 표류하고 국가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다음 대통령의 임기도 단축해야 한다. 오는 2020년 3월에 대통령선거를 하고 4월에 총선을 하면 우리 정치가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 이는 저의 확고한 신념으로 오래전 이미 국민에게 약속했던 일이다.”

-여러 분야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좋은 지적이다. 경제, 사회개혁을 쾌도난마처럼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하겠다. 낡고 후진적인 노동시장과 금융시장을 유연한 선진국 수준의 시장으로 바꾸어놓겠다. 거미줄 같은 규제도 교통신호등처럼 단순하고 명료하게 개혁하겠다. 교육도 오직 미래를 주도할 학생의 관점에서 확 바꾸겠다. 학부모와 학생을 부질없는 질곡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모두가 참여하는 개혁을 추구하지만, 저항 때문에 타이밍을 놓치거나 좌절시키지 않을 것이다.”

-야권에 대항하려면 보수 단일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

“글쎄! 현재 보수층은 대충격 속에서 혼란스럽다. 보수 민심이 굉장히 혼란을 겪고 있다는 말이다. 사실, 탄핵 정국에서 제일 상처받은 게 보수민심이다. 보수민심이 정상화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정상을 찾는 과정을 거치면서 보수세력 재편되고, 재구성될 것이다. 진정한 보수 후보로 결정될 것이다. 보수민심의 역동성에 따라 재결집 과정에서 해결해 나가지 않을까, 단일대오로 가지 않을까, 이렇게 본다.”

-전북 현안을 이야기하겠다. 새만금 그랜드 디자인(Grand Design)을 강조했다.

“새만금은 오래전부터 많은 관심을 두고 연구해왔다. 우리의 위대한 미래, 위대한 약속이 깃들어 있는 새로운 땅이다. 종전과 같이 누더기 개발, 그렸다고 폐기하고 다시 그리는, 이런 디자인으로는 안 된다. 거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차기 정부가 이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새만금 국제공항도 이런 측면에서 필수 인프라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생각해 놓은 복안이 있다는 말인가.

“미래의 산업기지로 육성해야 한다는 큰 틀만 갖고 있다. 미래 비전과 목표를 마련하고, 전략을 세우고, 실행체계를 갖추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만금의 원동력은 전문가들이 만들면 된다. 앞을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큰 그림을 그리면 대통령이 결단만 내리면 된다. 지도자들이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갈 산업을 찾아 선제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야 하지 않는가.”

-새만금 잼버리 유치는 어떻게 생각하나.

“당연히 유치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차기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해외 세일즈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역에서는 조만간 국무회의 안건을 상정하고 국가 차원에서 뛰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는 것으로 안다. 전북 관련 대선 공약으로 채택해 앞으로 새만금에 유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일자리 창출이 중대 과제로 떠올랐다.

“일자리를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이자 국민행복의 원천이다. 청년실업뿐만 아니라 여성, 장애인, 조기 퇴직한 중장년, 노인들의 실업도 심각하다. 특히 가정과 나라의 희망인 청년의 실업이 폭발점에 이르고 있다. 앞에서 강조한 강력한 개혁도 궁극의 목적은 일자리이다. 외국으로 나간 기업도 돌아오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관광, 의료, 문화 등이 융합하는 서비스산업을 일으켜야 한다. 벤처생태계가 밀림처럼 형성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만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전북 새누리당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도민들에게 실망과 아픔을 안겨 드려 송구스런 마음뿐이다. 새누리당은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보수세력의 중심이 되는 정당이다. 비록 이번 탄핵사태로 국민의 신뢰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보수가치의 실패는 결코 아니다. 뼈를 깎는 반성과 혁신을 통해 보수의 가치를 더 튼튼하고 풍부하게 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려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축으로 하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지켜낸 세력도 보수였고, 산업화의 기적을 일궈낸 중심세력도 보수였다. 민주화의 기적을 이룬 한 축도 보수였다. 자성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지역민심이 되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도민들께 한 말씀 해 달라.

“새누리당이 다시 일어서서 개혁을 성공시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켜보아 달라. 능력이 부족하지만 불굴의 의지로 번영과 통일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허락해 달라. 대통령이 된다면 저 자신부터 피와 땀과 눈물을 쏟아 붓겠다.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하여 반드시 통일의 시대를 열겠다.”

박기홍 기자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누구인가>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고향은 충남 논산이다. 어린 시절 그의 집은 월사금 낼 돈이 없어 9살이 되도록 초등학교도 입학시키지 못할 만큼 살림형편이 넉넉지 못하였다.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를 진학할 수 없게 되자 “시험을 잘 봐서 5등 안에 들면 돈 없이도 학교 다닐 수 있다”고 부모를 설득한 끝에 수석합격으로 논산중에 입학했다.

사법고시 합격과 판사 임용을 거쳐 1988년 제13대 총선에 뛰어들어 금배지를 거머쥐며 정계에 첫발을 디뎠다. 통일민주당 대변인을 지내며 달변으로 일약 정치권의 스타로 급부상한 후 1992년 경기 안양갑에서 재선에 성공한다. 이듬해 노동부 장관을 거쳐 95년 6월엔 민선 1기 경기도지사로 취임하는 등 승승가도를 달렸다. 40대의 젊은 나이에 국민신당 후보로 97년 대선에 출마해 3위를 기록했고,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에 도전했다가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2007년엔 민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해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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