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신춘문예] 시 부문 수상자 이삼현씨
[2017 신춘문예] 시 부문 수상자 이삼현씨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02.0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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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지인에게 보답할 수 있어 기뻐”
▲ 사진=신상기 기자

 “여태껏 시를 쓰기 위하여 펜과 종이를 앞에 두고서 고군분투를 하다 보니 어느덧 아내와 가족에게 소홀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제야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되면서 비로소 작게 나마 보답을 할 수 있게 되었네요.”

문인들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신춘문예 등용문을 거뜬히 통과한 이삼현(61·서울시 관악구) 씨의 첫 마디다.

신춘문예를 코 앞에 두고 일주일에 한 두 편씩 습작을 거듭한 결과 ‘각시거미’란 시를 통해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처음에 당선 소식을 접했던 그는 유독 차분하면서도 담담하게 “참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되뇌었다.

올해 신춘문예 시상식장에서 만난 그는 줄곧 평온한 미소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씨는 “전북 전주는 언제나 고향의 품처럼 늘 한없이 푸근하게 느껴진다”면서, “서울에서 이곳까지 먼길을 축하를 해주려고 함께 와 준 지인들에게 특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육신이 힘들 때마다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하면서, 진한 향기에 잠기고 싶을 때는 한 잔의 커피가 돼 주곤 한다는 시.

그래서 이씨는 나이가 들어 문득 소외된다고 느껴지면 시라는 문학이 있어서 소중한 행복을 얻는다고 수줍게 고백한다.

이번에 그의 작품을 심사한 소재호 시인은 “(이씨는) 한 마리의 거미를 통하여 심도있게 통찰되는 사상의 본질을 교묘히 대칭시켰다”며, “시가 우선적으로 표방해야 하는 감동을 충분히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모던풍의 이미지가 돋보이면서도 시의 결기 또한 매우 탄탄하다”고 극찬을 마다 하지 않았다.

수상자 이씨는 지독히도 더웠던 지난 여름날 집에 머물던 중에, 옥상에서 거미와 마주치고 작품의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당시에 아내와 서먹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거미줄을 치려고 하염없이 움직이는 거미를 바라 보다 부부간의 참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그 때를 회상했다.

이씨는 “곁에서 지켜봐 주면서 시를 읽어 줄 때마다 행복해 하는 아내가 있어서 더욱 더 용기를 갖고 정진을 하게 되었다”며,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주변에서도 많은 기대가 있는 만큼 열심히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역과 나이에 상관없이 이와 같은 영광을 안겨준 전북도민일보에게 감사하다”며, “조만간 써온 작품들을 차곡차곡 하나로 모아서 작품집으로 만들어 낼 수 있기를 항상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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