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진 갈등 표면화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진 갈등 표면화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01.23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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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진 전원 사퇴, 새판짜기만이 답

(사)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는 지난 주말 ‘제2차 이사회’를 계기로 결국 두 동강이가 나고 말았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끌어 안아왔던 이사진들의 갈등 상황이 폭발하면서, 더이상 내부 이사들만으로 갈등을 수습하기에는 회생 불가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이들 이사진들은 그동안 언론에 보도됐던 갈등 구조에 대해 일축하면서 “모두가 전주대사습을 위한 일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고성과 막말, 욕설 등이 오가는 대참사를 여과 없이 보여주고 말았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들은 이사들끼리 전주대사습의 주도권을 둘러싸고 이해다툼을 벌이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되고 있다.

성준숙 전 이사장의 측근으로 평가되는 송재영 명창이 이사장 권한대행으로 선출되면서 촉발된 일부 이사들의 강한 불만은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는 현 이사회의 구조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이사들이 법원에 ‘권한대행 직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일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는 처지다. 이들 역시도 현재 대사습의 파행에 휩쓸려 기득권을 잡아보려는 셈법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송재영 이사장 권한대행은 “최소한 모두가 똑같이 다른 욕심과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벌어진 일을 마치 언론은 마치 한 쪽은 정의롭고 한쪽은 부정적인 사람들로 편을 갈라 놓았다”면서 “반대측의 분들이 진정 순수하게 대사습을 위하고 정의로운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주면 당장이라도 물러날 용의가 있다”고 호소했다.

송 권한대행은 또 “당시 이사회에서 저를 거부하는 일부 이사들이 보이콧하기 위해 참석하면서 서로 욕설 등이 오갔을 뿐이지, 최승희 선생님께 입에 담지 못할 심한 욕설은 절대 하지 않았다”면서 “아직까지도 어머니라는 말만 들어도 뭉클한 감성이 있고, 팔십넘은 선생님도 모시고 있는 제가 노인들에게 함부로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가 현재의 이사장 권한대행 체재로 동력을 받기란 힘든 상황이라는 점이다.

지역문화예술계에서는 “이사진들이 서로에 대한 불신과 오해, 걷잡을 수 없이 확대·재생산되고 있는 서로에 대한 비방과 비난을 멈추고 통렬한 자기 반성을 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사들끼리 편을 나누고, 서로의 잘잘못을 따져묻기 위해 관련 상황을 녹음까지 해야만하는 지경에 이른 것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사실,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이사들의 편가르기와 갈등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

보존회 이사장을 추대에서 선출로 바꾸면서 그 갈등 구조는 더욱 극명해졌고, 실기인 중심으로 이사장과 주요직책을 맡아보면서 부터는 편가르기는 더욱 심각해졌다.

실제, 보존회에 쓴 소리를 하거나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이들을 쫓아내는 일들이 일어 났고, 대사습 수상자가 회원이 되고 싶어도 이사회에서 들고 반대하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되풀이 돼 왔다.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가 지난 10여 년의 세월 동안 그야말로 철저하게 그들만의 판을 짜왔고, 철옹성같은 담을 쌓아왔다는데 이견은 없을 터다.

이에 따라 전주대사습놀이 보존회가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는 소리꾼 중심의 기득권과 과감한 단절을 통한 새판짜기가 필요하다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국악 전공자나 국악 실기인 중심의 인물에서 벗어나 타 장르의 예술인이나 국악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들까지도 집행부와 이사, 회원으로 포함시켜 소통 구조를 넓히는 일이 현재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으로 요구되고 있다.

복수의 국악인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자꾸 덮으려고만하고, 사람을 바꿔서 기득권을 유지하려고만 하다보니 이 같은 집안 싸움이 계속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진정 전주대사습을 위한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이사진 전원이 사표내야 하고 회원 전체도 물갈이하지 않는한 해답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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