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환경미화원 체력시험 현장
[현장르포] 환경미화원 체력시험 현장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1.2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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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 체력시험이 20일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실시된 가운데 시험에 참가한 응시생이 모래주머니들고 달리기를 하고 있다./김얼기자

 “모래주머니가 아무리 무거워도 가장의 짐보다 무거울까요?”

 기습적으로 내린 눈으로 온 거리가 하얗게 변한 지난 20일 이른 아침부터 전주시 화산체육관에서는 환경미화원 체력 시험이 열렸다.

 시험에 참여한 응시생은 모두 33명으로 이들은 앞선 인·적성 검사에서 20:1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올라와 최후의 관문에 맞닥뜨리는 중이었다.

 이번 시험에는 20대부터 50대까지의 연령층이 참여했고 학력도 고졸에서 대학교 졸업생까지 다양했다.

 가볍게 준비운동을 시작으로 몸을 풀고서 이들은 본격적인 체력 검증에 나섰다. 윗몸일으키기와 20kg 모래주머니 달고 50m 달리기 등 체력시험을 눈앞에 두고 참가자는 초조한 눈빛으로 자신들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윗몸일으키기 시험장에선 앞사람을 유심히 살펴보는 등 한 개라도 더 올리기 위해 응시생들의 간절한 표정이 역력했다.

 시험에 참여한 A(43) 씨는 “이번 시험 때문에 10kg나 감량했다. 무조건 붙어야 한다”며 “자식 2명을 키우는 처지에서 경제적으로 더 나은 길을 선택하기 위해 시험에 응시했다”고 결의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이어 다음 시험인 모래주머니 들고 50m 달리기가 이어졌다.

 응시생은 20kg에 달하는 모래주머니를 어깨에 들쳐 메고 0.1초라도 시간을 단축하고자 젖 먹던 힘까지 끌어내며 달렸다.

 몇몇 참가자들은 달리기 직후 시험관이 보여주는 기록을 보며 아쉬운 듯이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참가자 B(29) 씨는 “1초는 단축할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시험에 응시한 이유를 물으니 “현재 다니는 직장이 있지만, 환경미화원 일이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다. 그리고 연봉도 나쁘지 않아 응시했다”고 답했다.

 실제로 전주시 환경관리원으로 채용되면 초봉은 4200만 원에 달하며, 3~4년 후엔 연봉이 5000만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 관계자는 “환경관리원 경쟁률이 높은 것은 정년까지 보장되는 공무직이고, 육체적으로 힘든 만큼 그만한 보수가 따른다”며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뀜에 따라 젊은 층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환경미화원 시험에 지원한 응시생은 총 448명이며 서류면접, 인·적성 검사를 통해 33명을 뽑았고 체력검사와 심층면접을 통해 다음 달 중순께 22명의 환경미화원을 최종 선발하게 된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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