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도 못 막아’ 4천개 촛불 타올라
‘동장군도 못 막아’ 4천개 촛불 타올라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01.22 14: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함박눈이 내리는 21일 전주시 완산구 관통로 사거리에서 열린 제11차 전북도민 총궐기 대회에 참석한 방송인 김제동씨가 시민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상기기자

 동장군의 엄습에도 도민들은 어김없이 거리에 나와 촛불을 환하게 밝혔다.

 21일 전주시 충경로에서 열린 ‘제11차 전북도민총궐기’에는 영하권의 날씨와 함박눈에도 4000여 명의 도민이 모여 박근혜와 재벌총수를 구속하라는 구호가 도로 곳곳을 가득 메웠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도민들은 서로 옹기종기 붙어 앉아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내는 모습이었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집회는 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장관이 구속되며 도민들을 다시 분노하게 만들었다.

 김제에서 가족과 함께 참여한 김철규(41) 씨는 “뇌물혐의를 받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뉴스에 꼭 집회에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추운 날씨에도 여기 모인 촛불의 힘이 언젠가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인물들이 모두 그에 맞는 처벌을 받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민들은 박근혜 구속, 재벌 해체 등의 다양한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현 정권과 사법부를 규탄함과 동시에 방송인 김제동 씨와 가수 김장훈 씨가 참여해 흡사 토크쇼와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사전 행사가 끝나고 등장한 김제동 씨는 만민공동회를 개최해 도민과 함께 현 정권에 대해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의 발랄하고 재치 넘치는 입담에 도민들의 웃음은 떠나질 않았고, 도민들은 김 씨를 위해 장갑과 핫팩 등을 건네는 등의 훈훈한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김제동 씨는 “헌법에는 정확히 명시돼 있다. 이 나라의 주인은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소수에 불과한 그들이 아니고 이 자리에 모여 있는 5000만 국민이 주인이다”며 “정치인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었음에도 이 나라가 여기까지 온 것은 여기 계신 여러분들 덕분이다”고 말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만민공동회가 끝이 나고 본격 집회가 시작돼 구호를 다시 외쳤고, 가수 김장훈 씨의 마무리 공연으로 이날 집회는 끝이 났다.

 이날도 어김없이 집회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뿐만 아니라 사회단체, 도민들이 각자 주변의 쓰레기를 치우며 평화집회를 이어갔다.  

 
이정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