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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에 발목 잡힌 굴욕적 한일통화스와프
조배숙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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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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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쓰고 있는 1월 16일, 대한민국의 이른바 ‘4강 대사’라 불리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및 유엔 주재 대사들이 서울에서 긴급 회동을 가졌다.

정기 재외공관장회의 기간도 아니고 4강+유엔 대사들이 일제히 귀국하는 일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반발, 부산 소녀상 설치 이후 불거진 한·일 갈등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번 회동을 통해 외교부는 박근혜 정부가 졸속으로 결정한 외교적 사안들의 후폭풍을 확인하는데 그친 듯싶다.

외교부가 4강+유엔 대사들을 서울로 소환한 일은 잘한 일이다. 오늘날의 외교는 지난 20세기 외교와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트럼프 정부 출범과 맞물려 강대강 기조로 재편되는 외교 무대에서 이들 4강+유엔 대사들이 확인해줄 후폭풍은 우리의 외교적 결정들이 이들 강대국들과 촘촘히 얽혀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을 테니 말이다.

부산 소녀상 설치 이후 불거진 한·일 갈등을 글자 그대로 한·일에 국한된 문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갈등의 진행 순서로만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짧게는 15년 12월 28일에 ‘불가역적’으로 타결된 한·일 합의로부터 촉발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부산 소녀상 설치가 재작년 12.28 합의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도발이며, 이로 인해 한·일관계가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보복조치에 이르게 되었다고 밝히며, 외교 및 경제적 협력의 중단을 선언한다. 경제적 협력 조치 중단 중 하나가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의 중단이다.

외교는 무기가 아닌 말로 하는 전쟁이라고 얘기한다. 일본 정부는 한일 외교전쟁을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이라는 창과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된”이라는 방패로 싸우고 있다. 도대체 누가 일본 정부의 손에 이 창과 방패를 쥐여줬는지 되짚어 보자.

기존에 체결된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는 지난 15년 2월에 종료됐다. 그리고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기간 중 우리 정부가 이를 실제로 사용한 적도 없다. 순채권국인 일본 역시 한일 통화스와프는 불필요하다.

그래서일까? 일본 정부는 이를 한국에 베푸는 정치적 시혜로 대외적으로 선전해 왔으며, 양국 간 갈등이 생길 때마다 이를 경제적 보복 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유일호 부총리 역시 작년 1월 한일 통화 스와프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말한 바 있을 정도로 우리 정부는 이 굴욕적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지난 8월 국제적 불안정성 제거를 목적으로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을 재개한다고 발표한다. 대체 무엇이 불안했기에 또다시 이 굴욕적인 한일 통화 스와프가 필요할 정도가 되었나?

혹자는 브렉스트(Brexit)를 상황 변화의 예로 든다. 그러나 브렉시트는 세계 주요 선진국 모두가 염려해야 하는 문제이다. 브렉시트 국민 투표 이후, 세계 시장이 진정 국면을 보인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렇다면 우리만의 특수한 국제 불안 요인이 있어야만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이다. 한국과 중국 정부는 16년 4월 약 64조원 규모의 한중 통화 스와프를 2020년 10월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당장 급할 것이 없던 우리 정부가 별안간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을 먼저 제안한 배경에는 사드 배치에 대한 정부 당국의 불안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이는 당시의 외환 상황으로도 확인된다.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 개시 직전인 지난 16년 7월말을 기준으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714억 달러로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384억 달러를 인출할 수 있는 다자 통화스와프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M) 체제도 이용할 수 있고,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도 연장된 상태였다.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측의 경제 보복 불안을 제외하곤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을 재개해야 할 이유가 없었기에 하는 말이다.

앞서 말한 대로 외교는 말로 하는 전쟁이다. 우리 정부는 우리의 안보를 미국에 의존해 사드 배치 결정으로 풀어내고, 중국의 반발과 경제 보복을 한일 통화 스와프로 풀어내려 했다. 소녀상만 아니었으면 외교 안보 당국자들의 바람대로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옹기장수 셈법으로 국가 간의 문제를 풀어낼 수는 없다. 더군다나 옹기를 깨트리려는 사람들이 손에 들고 있는 창과 방패가 우리가 쥐여준 창과 방패라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의 외교는 양자택일적 상황을 회피하고 관리하는 외교여야 한다. 지금과 같이 한 나라만 바라보고 문제를 풀어나갈 수도, 풀 수도 없다. 내치에서의 실수는 선거에 패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외교에서의 실수는 모두에게 재앙을 가져오는 까닭이다.

조배숙<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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