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할머니 신입생 예비소집 참여 화제
초등학교에 할머니 신입생 예비소집 참여 화제
  • 남형진 기자
  • 승인 2017.01.1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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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지역 초등학교 2곳에 60대 할머니 신입생들이 예비소집에 참여해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도내 초등학교들이 신입생 예비소집을 하고 있는 가운데 김제 심창초와 고창 봉암초등학교 등 2개 학교에서 할머니 신입생들이 예비소집에 참여해 오는 3월 입학을 앞두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 안쪽에 위치한 김제 심창초교(교장 최명호)에는 지난 10일 예비소집에 60대 할머니 등 늦깎이 신입생 2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오는 3월 2일 심창초에 입학할 예정인데 이 학교에는 이미 2학년에 3명의 할머니가, 3학년에는 5명의 할머니가 재학중이며 고령자들도 입학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해마다 고령자 입학생이 늘어나고 있다.

김제 심창초등학교가 할머니 신입생을 받기 시작한 것은 3년 전 부터다.

지난 2015년 1월 학교 인근 섭치마을에서 최명호 교장에게 할머니들의 입학 여부를 문의해왔고 69살 박모 할머니와 65살 정모 할머니 등이 글을 배우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접한 최명호 교장이 김제교육지원청과 진봉면사무소에 협의, 취학통지서 발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교사들은 물론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입학을 허가했다.

그해 다섯명의 60대 할머니들이 심창초등학교 학생이 됐고 동네주민들은 할머니들에게 장학금과 가방을 전달하기도 했다.

심창초 할머니 학생들은 손주뻘 되는 학생들과 함께 읽고 쓰기 연습은 물론 전교생 제주도 현장체험과 가족 1박2일 캠프에 참가할 정도로 잘 융화가 되고 있다.

특히 할머니들 학생들은 과일과 간식을 가져와 손주뻘 학생들에게 먹이고 생일파티를 챙겨주는 등 화기애애한 학교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심창초등학교도 할머니들의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해 겨울방학을 맞아 할머니 학생들에 대한 보충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 9일부터 2주간 4시간씩 담임교사와 학슬클리닉 상담사를 통해 문자 지도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교생 41명의 작은 시골 학교인 고창 봉암초등학교에도 오는 3월 할머니 신입생 2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경기도에서 살고 있는 올해 60살인 이모씨도 인터넷을 통해 고창 봉암초등학교가 고령자 입학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학교 주변에 집까지 구했다.

고창 봉암초등학교에서도 70대 박희순, 한영자 할머니 등이 올해 2학년에 올라간다.

봉참초 최석진 교장은 “현재 60~70대 여성은 가난과 남아 선호사상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잃은 분들이 많다”며 “초등학교가 이 분들에게 적극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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