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한국사람처럼 전 잘 부쳐요”
“저도 한국사람처럼 전 잘 부쳐요”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7.01.17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명절음식 배우기에 나선 이주여성들
▲ 17일 오전 11시 전주시 완산구청 8층 강당에서 결혼이주여성 10여명이 한국명절 음식 배우기를 하고 있다. 신상기 기자

“어때요? 저도 한국 사람만큼 전 잘 부치죠?”

17일 오전 11시 전주시 완산구청 8층 강당은 전부치는 고소한 기름 냄새가 가득했다.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전주시 완산구 해바라기봉사단이 주관한 설 음식 만들기 행사에서 이주여성 10명이 참여해 옹기종기 앉아 전 부치는데 여념이 없었다.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 김로즈(33) 씨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전을 부치며 행사에 참가한 다른 이주여성들에게 어떻게 하면 전을 더 맛있게 부칠 수 있는지 미소를 띤 채 설명해줬다.

필리핀에서 지난 2009년 한국으로 넘어온 지 8년째가 된 그녀는 전이 노릇노릇 달궈지는 상태만 봐도 언제 뒤집어야 하는지 바로 아는 대한민국 베테랑 주부다.

시부모님과 같이 거주하는 그녀는 명절 음식 준비에 부담이 전혀 없다. 요리실력도 수준급으로 뭐든지 척척 잘 만들기 때문이다.

로즈 씨는 “제일 자신 있는 음식은 김치찌개, 소고기 무국, 미역국이다”며 “가족과 함께 설 음식을 만들고 세뱃돈도 받을 생각에 벌써부터 즐겁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명절날 가족이 다 모일 때면 고향에 있는 가족들이 생각난다”며 “그럴 때마다 남편과 시부모님의 따듯한 손길과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 온 도띠롱(22) 씨는 이번 설을 처음을 맞는 새내기 주부다. 그녀는 처음 해보는 전 부치기에 아이처럼 신기해하며 열심히 요리를 배워나갔다. 그녀는 “처음 전을 부쳐 순서가 헷갈린다”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즐겁고 신기하다. 열심히 배워 남편에게 직접 해줄 생각이다”고 열의에 타는 모습으로 말했다.

김로즈, 라니, 리디야, 조안나, 미리암, 도티롱, 스테파니, 리엔, 료우, 단시휘 등 10명의 이주여성들은 이날 하루도 열심히 전을 부치며 다가오는 설 명절에 대한 기대감으로 얼굴에서 웃음꽃이 끊이질 않았다.

한편,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따르면 전주시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은 총 2169명에 달한다. 

김기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