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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와의 전쟁·수발의 사회화, 그 성과와 과제
최낙관 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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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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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가 부른 참사와 비극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부모를 숨지게 하고 동반 자살하는 등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이러한 비현실적인 소식들은 이제 한 가족의 비극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치매에 걸린 늙은 부모나 배우자를 비참한 죽음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는 우리 사회도 동조자이자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는 말이 있다. 분명히 우리의 삶도 그러하리라. 그래서인지 평생을 자식과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우리 부모님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자식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고 생을 마감하길 소망하고 있다. 하지만 더욱 무서운 것은 특히 노년기에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돌봄과 부양부담을 가중시키는 치매다. 우리 부모님들의 마지막 희망사항조차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는 치매는 침묵 속에서 그 세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지금 세계는 우리나라는 물론 두려움을 넘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그들의 돌봄과 보호를 사회가 함께 져야 한다는 이른바 ‘수발의 사회화’를 복지정책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우리나라 치매로 고통받고 있는 노인의 수는 약 65만명에 달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치매 유병률 조사’에서 치매 노인환자의 수가 2020년 84만명, 2030년 127만명을 넘어 2050년에는 지금의 4배가 넘는 271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치매 예방 및 치료뿐만 아니라 돌봄과 보호를 위한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치매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050년에는 지금보다 무려 4배 가까이 높아진 43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대안과 대책이다. 정부는 2008년을 치매와의 전쟁 원년으로 삼고 치매종합관리대책을 발표했다. 이후 치매관리법을 제정하고 제2차, 3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2008년 독일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를 출범시켰고 그간 장기요양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치매환자를 제도의 수혜대상자로 편입시키는 등 돌봄 인프라 구축과 요양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치매환자 중 무려 60% 이상이 노인장기요양제도의 사각지대에 남아 여전히 가족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따져보아야 할 일이다. 만일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수발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제도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러한 입장에서 선발주자인 독일의 선택과 길에 분명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한국의 ‘노인장기요양보험’과 독일의 ‘수발보험’은 상당한 정책적 유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1995년 세계 최초로 장기요양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전제로 사회보험방식의 수발보험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도 지난 20여 년간의 제도운영을 하면서 사회적 비판은 물론 구조적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그러나 독일은 꾸준히 수발개혁을 단행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2008년 “수발보험의 구조적 지속발전을 위한 법” 및 2015년 본격적인 수발개혁을 위해 수발강화법 Ⅰ에 이어 2017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발생한 수발강화법 Ⅱ와 Ⅲ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수발개혁은 치매환자를 위한 수발급여의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독일에서 치매와의 전쟁과 수발의 사회화는 이제 정치적 수사가 아닌 실천적 대안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개혁은 고통을 동반하지만, 그 공통을 사회적 연대를 통해 함께 나누는 성숙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계획을 위한 계획이 아닌, 수발의 사회화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국정철학과 실천의지가 아니겠는가?

최낙관<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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