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기부금제 도입 필요하다
고향기부금제 도입 필요하다
  • 안호영
  • 승인 2017.01.15 16:4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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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년 새해부터 진안을 시작으로 완주, 장수, 무주 37개 읍면 전 지역을 돌며 찾아가는 의정보고회를 실시하고 있다. 20대 국회 개원 이후 초선 국회의원 7개월여 간 의정활동을 공식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보고하는 첫 자리로서 의미는 남다르다. 단순히 원내 활동, 입법 활동, 예산 성과를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읍면 지역 현안, 주민들의 건의사항 등을 소상히 듣고 해결방안을 함께 풀어나가자는 민생투어의 개념을 담고 있다.

인구는 많지 않고 전라북도 면적 삼분의 일을 차지하고, 서울 면적의 4.5배가 되는 광활한 지역을 돌아보면서 교육과 취업을 이유로 지방 인구는 감소하고 지역발전에 필요한 세수확보에는 어려움을 겪는 지방재정의 현실을 몸소 실감하고 있다.

우리 국민 중 절반은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 무려 2천300만 명이다. 이들은 지방에서 태어나 교육을 받고 자라면서 진학과 취업을 할 때는 도시지역으로 나가서 그곳에서 납세한다. 결과적으로 도시지역의 자치단체는 세수가 늘어나지만, 이들을 키워낸 고향과 시골의 지방자치단체는 세수 증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도시지역에 살면서도 출향민이 크고 자란 ‘고향’에 자신의 의지로 얼마라도 기부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현행 제도는 기부금 심의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복잡하고 어렵다. 현행법으로는 지자체 기부금품 접수가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목적과 용도가 지정된 자발적 기탁금에 대해서만 기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고향 발전을 위한 기부금품이 행정목적상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지자체 기부심의에서 배제돼 접수가 불가능하다. 출향민 누구나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

고향기부금제는 출향민이 지정한 고향에 기부금을 내면 해당 지자체는 기부금을 받아 예산으로 사용하고, 기부를 한 사람은 전액 세액 공제 혜택을 받는 것이다. 재정 자립도가 열악한 지자체 재정 확충 수단으로 유용하다. 고향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여 국회에 제출하였다. ‘고향기부금품’이라는 개념을 신설해 지자체가 고향기부금품을 접수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만들었고, 100만 원 이하 고향기부금품은 기부심사위원회 심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고향기부금제가 도입된다면 지자체 세원을 다양화하고 지역의 필요한 특화사업에 기부를 통하여 재원을 마련하여 교육 및 인재육성사업, 마을 만들기 사업, 건강 및 의료·복지사업, 지역문화진흥, 관광·교류·정주촉진, 향토산업의 활성화, 안전·방재 및 재해지원 등 구체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전북연구원이 전북에서 태어나 다른 지역에 사는 출향민 중 기부의사가 있는 경제활동참여인구가 소득세의 10%를 고향에 기부할 경우를 상정해 지방자치단체 재정유입효과를 분석해 보았더니, 전라북도 출향주민 189만명 중 기부의사가 있는 사람이 24.5퍼센트로 약 46만명, 이중 경제활동참여인구 61.1퍼센트만 추산한 28만명이 자신의 소득세 10%에 해당하는 13만2천원을 기부하면 약 374억원의 재정유입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향세는 지난 2008년 일본에서 도입한 뒤 관심을 끌면서 2009년과 2011년 국회에서 입법 추진됐지만 찬반논란 끝에 무산됐었다. ‘고향세’란 명칭을 쓰다 보니 새로운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으로 오해한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고향세가 아닌 ‘고향기부금제’로 성격을 약간 바꿨다. 이번에 추진하는 고향기부금제는 출향민이 고향 지자체에 일정 금액을 기부함으로써 고향 발전에 기여토록 하자는 것이다. 고향은 활력을 찾고 지방의 재정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는 고향기부금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공론화하고 이슈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모델로서 고향기부금제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안호영<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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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덕권 2017-01-19 13:30:10
지덕권 낙후지역에 고속도로 신설 추진을 건의한다. 순천-남원-장수-무주-영동-청주에 동부중앙고속도로를 추진을 간절히 바란다.
고향기부금 2017-01-19 13:26:33
고향기부금 전용통장을 만들어 공지하고, 개별 우편발송을 바란다.그리고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 투명 공개하라. 우선 개인별 만원이상/년, 유도하여 고향축제시 모금계획도 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