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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방분권형 개헌인가?
주낙영 지방행정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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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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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헌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개헌을 바라는 절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을 반영하여 국회 헌법개정특위가 구성되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였다. 개헌의 시기와 방향에 대해서는 다소 이견이 있지만, 대권주자들도 대체로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최근의 개헌논의를 보면 대통령에 집중된 권한을 어떻게 분산할 것인가 하는 소위 통치구조 개편에만 집중되고 있어 유감이다. 그러나 중앙권력의 수평적 분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중앙과 지방간의 수직적 분권이다. 이번 개헌 논의에서는 반드시 지방분권에 관한 의제도 충실히 다루어져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지방자치제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통해 행정의 대응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중앙의 획일적인 지배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창의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즉 지역실정에 맞는 정책을 통해 지방의 다양성과 정체성을 살리고 다른 지방과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아래로부터의 혁신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 지방자치의 참 모습이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여년, 그동안 많은 성과와 발전이 있었지만, 우리가 그려 온 지방자치의 이상과는 거리가 멀고 현행 헌법은 그 길을 제대로 열어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우선 지방자치에 관한 조항을 전체 130개 조항(부칙 제외) 가운데 단지 2개만 두고 있다. 이는 정부나 국회 등 다른 통치기구에 관한 조항들과 균형을 상실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지방분권을 국가의 기본이념으로 선언하고 이를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헌법과도 크게 대비가 된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헌법 제1조에 지방분권형 국가를 천명하고 지방자치 관련 조항을 무려 12개나 두고 있다. 스웨덴은 헌법에 해당하는 스웨덴기본법의 하나인 정부조직법 제1조에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대의제와 지방자치를 명시하고 있다. 지방자치를 대의제와 동격에 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내용적으로도 지나치게 중앙집권적이다. 헌법 제118조는 “지방의회의 조직과 권한, 자치단체장의 선임방법과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하여 조직 법정주의를 택하고 있는데 이는 자치단체의 조직자율성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는 그 규모나 특성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반영하는 조직혁신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실국의 수는 물론 부단체장의 수까지 일일이 정해서 따르게 하는 것은 분가한 자식의 가구배치나 가족계획까지 부모가 간섭하는 것과 같다.

한편 헌법 제37조 2항은 “주민의 권리제한이나 의무부과에 관한 사항은 법률에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하여 법률유보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자치단체의 입법권은 법령의 범위 내에서만 인정이 되므로 국가의 법령으로 자치사무에 대해 세세하게 규정을 하고 있을 경우 자치단체는 조례나 규칙으로 정할 게 거의 없어진다. 실제 중앙정부가 지나치게 세부적인 내용까지 법령의 형식으로 지침을 주기 때문에 자치단체는 그저 기계적으로 집행만 해야 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또한 헌법 제59조의 조세법률주의는 자치단체의 자주재정권을 제약한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자기 비용으로 스스로 살림을 꾸려가는 것인데 결국 돈이 없으면 공염불이 되고 만다. 현행 헌법은 자치단체가 지방세원을 발굴, 부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방재정의 중앙의존을 심화하고 책임성을 약화시킨다. 물론 지방과세권의 보장은 자칫 지역간 빈익빈 부익부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조례로도 세목과 세율을 정할 수 있도록 조세법률주의를 완화하되 지역간 재정격차 해소를 위한 중앙정부의 책임도 헌법에 함께 규정해야 한다.

지방자치 부활 전인 1987년에 만들어진 현행 헌법은 시대적 가치와 요구를 담아내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통령직선제 개헌에만 집중한 나머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나 지방분권 시스템 구축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 국정의 통일성 유지와 효율성 향상에 방점을 두었지만 그렇게 효과적이지도 못했다. 과부하가 걸린 중앙정부의 부담은 덜어주고 지방정부의 족쇄는 과감히 풀어주는 방향으로 개헌이 이루어져야 한다.

주낙영<지방행정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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