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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길 새만금, 해상풍력의 날개를 펴다
이병국 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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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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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해오던 조선업 경기가 어려워졌다. 전북 군산도 현대중공업의 조선소 철수 문제로 뒤숭숭하다. 세계 최대의 단일 도크와 1,650톤 타워크레인을 자랑하던 새만금의 대표 기업이 흔들리면서 3백여개 협력업체와 6천여 명의 협력사 직원들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문득 ‘말뫼의 눈물’이 떠오르며 마음이 무거워진다.

 ‘말뫼의 눈물’은 스웨덴 남부 조선업의 메카였던 말뫼라는 도시가 2003년 유럽의 조선업 불경기로 세계 최대 크레인이 쓸모가 없어지자 해체 비용이라도 줄이고자 단돈 1달러에 우리나라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모습을 보고 말뫼 시민들이 피눈물을 흘린 사연에서 유래하였다. 당시 27만 말뫼 시민 중 10%인 2만7천명이 실직을 했다고 하니 그 당시 충격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후 말뫼는 어떻게 되었을까? 놀랍게도 해상풍력과 같은 에너지 신산업에 집중 투자해 5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인구도 30만 명으로 증가했다. 불과 4년 만인 2007년에는 UN이 선정한 ‘북유럽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선정되었다.

 이 시기를 전후해 유럽 각국은 예외 없이 조선업 불경기를 겪었고, 대응책으로 해상풍력?정보기술(ICT) 등 신산업을 발굴하고, 조선업도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일신해 위기를 극복했다. 풍력발전기 세계 1위 기업인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사도 원래는 조선기자재 기업이었다.

 한국 조선업이 위기를 맞은 어려운 시기에 다행스럽게도 새만금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선다. 새만금개발청은 2014년 투자협약 체결 이후, 환경부·국방부·농림부·전북도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작년 12월 새만금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아 총 사업비 4,400억원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공사를 오는 4월 착공한다.

 새만금방조제 내측에 설치되는 28기의 풍력발전기와 새만금산업단지에 들어서는 제조시설로 6,500여명의 직·간접 고용효과와 함께 사업의 특성상 무거운 하부구조물은 반드시 전북에서 제조해야 하므로 생존의 기로에 선 현대중공업 협력업체에게는 단비가 될 것이다.

 이 사업은 단순히 발전기 몇 개를 설치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독일의 풍력발전 인증기관인 데비오씨씨(DEWI-OCC)와 해상안전 교육센터 등을 유치해 명실상부한 풍력 클러스터(집적단지)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상풍력 기자재를 수출하려면 세계적인 인증기관의 승인이 반드시 필요한데, 무거운 기자재를 해외로 보내 인증을 받는 일이 쉽지 않고,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도 상당하다. 또한 유지보수를 위해서는 해상과 똑같은 환경에서 생존·구조 훈련을 하는 안전 교육센터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만금산업단지에 독일 기관이 입주해 군산대·전북테크노파크와 함께 해상풍력 집적단지를 조성한다면, 전국의 해상풍력 관련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새만금으로 모여들 것이다.

 풍력단지 조성으로 얻게 되는 또 하나의 부가가치는 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풍력단지 영국의 라운드 원(Round 1)에는 해상 풍력단지의 장관을 보려는 관광객들을 위한 전용 유람선이 운영될 정도다. 새만금방조제 주변으로 조성될 대규모 풍력단지 역시 세계 최장을 자랑하는 방조제의 위엄에 걸맞은 역동적인 장관을 연출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새만금에 해상풍력이 가능한 근본적인 이유는, 천혜의 바람 덕분이다. 또한, 산업적으로는 전북도의 조선업 기반이 새만금 해상풍력 산업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특히 발전기의 하부구조물은 무거운 중량 때문에 지역에서 생산해야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깊은 바다에 부유식(Floating) 발전기가 상용화되면 조선 기술이 바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풍력산업은 유럽이나 중국에 비해 원천기술이 부족하고 발전단지 운영경험이 적어 곧바로 상업성을 확보한다고 낙관하기는 이르다. 우리 기업들이 더 분발해서 장비의 국산화와 기술개발에 힘써야 하고, 정부의 사업지원 역시 절실하다.

 정유년, 새만금개발청이 추진하는 해상풍력 사업이 위기에 몰린 새만금의 조선업에 새로운 해법이 되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이병국<새만금개발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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