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농사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쌀농사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 강승구
  • 승인 2016.12.2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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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구 전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

2016년 병신년(丙申年)은 이변과 이슈의 해였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의 대선승리, 영국의 EU탈퇴, 북의 핵도발이 있었고, 대내적으로는 대통령 탄핵과 국민의 촛불들, 청탁금지법 제정 등이 있었다.

하루가 무색하게 터져 나오는 이슈들 틈바구니에서 연중 꾸준히 접했던 분야 중 하나는 농업분야이다. 일부 농산물의 과잉 생산과 소비 부진으로 인한 가격폭락이 연이어 발생했었다. 복분자, 블루베리, 파프리카에 이어 생강 값이 하락하였고, 반만년 역사동안 우리 국민의 필수 주식인 쌀은 20년 전 가격으로 폭락하는 사태까지 이르게 되었다. 특히 쌀값은 수확기가 시작된 10월 이래 지속 하락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쌀값 하락의 주요 원인은 공급과 소비의 불균형이다. 올해까지 3년 연속 풍년인 반면, 식생활 변화에 따른 쌀 소비는 감소 중이다. 예컨대 2015년 기준 쌀 생산은 의무수입물량 41만톤을 포함해 433만톤으로 약 35만톤이 초과 생산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국민 한 사람의 1년 동안 쌀 소비량은 62.9kg으로 이는 하루에 햇반 1공기(210g)조차 안 먹는 수치이다. 올해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최근 12.15일 기준 산지 쌀값은 128,852원으로 2015년 동기보다 13% 하락하였다. 여기에 태풍 차바로 인한 수발아 피해까지 발생하여 헐값에 쌀을 판매할 수밖에 없는 농민들은 이만저만한 손해가 아닐 수 없다.

쌀값이 하락하면 구매자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쌀은 상품이기에 앞서 무엇보다 식량안보와 직결된다. 생명 유지의 근간인 셈이다. 또한 쌀농사를 지음으로써 유발되는 자연 생태계 보존, 논의 담수기능에 따른 기온조절 효과, 폭우 시 토사유실 방지 등 공공재적 효과도 크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우리들은 농민들 덕분에 식량은 물론이고 다양한 혜택을 얻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요·공급의 시장논리에 쌀 문제를 맡겨둘 수만은 없다. 쌀값 폭락 때문에 농민들이 쌀농사를 포기하게 된다면 우리의 식량 주권 문제와 논의 다원적 기능에 따른 여러 가지 혜택 상실에 직결된다. 정부와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이유이다.

특히 우리도는 農道이기 때문에 쌀값 하락과 농민들의 어려움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름에 잠긴 농민들을 위해 지자체 중 유일하게 ‘벼값 폭락 대책비’를 수립한 것과 지자체 중 가장 많은 쌀 직불금을 수립하는 것도 ‘보람찾는 농민, 제값 받는 농업, 사람찾는 농촌’이라는 견고한 가치관이 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농업용 드론 보급 시범사업, 공동육묘장 지원, RPC 개보수 지원, 전북쌀 홍보 등 다각적인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에도 많은 현안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올해처럼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 무엇보다 농민과 함께 한 걸음씩 우리나라 대표 農道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강승구 전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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