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트럼프 당선과 전북경제
[신년] 트럼프 당선과 전북경제
  • 장정철 기자
  • 승인 2016.12.29 13: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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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미국대통령 당선으로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가 확산됨에 따라 전북경제에도 큰 타격과 함께 방향타 수정이 요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도내 수출기업에도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덤핑 규제와 한미 FTA 재협상만 놓고봐도 우리 농축산물에 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아울러 환율 제재, 미국 기업 유턴에 의한 해외 투자위축 등도 예상되며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IT산업 등 전방위적으로 악영향이 예상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극적인 시장진출 노력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이겨내야한다는 목소리가 상공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편집자 주> 

세계적인 소비수요 위축과 유가 하락 등으로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감소하며 무역 1조불을 달성한지 4년 만에 1조불 유지에 실패했다. 올해도 역시 1조불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고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도 급격히 감소한 가운데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며 전반적인 수입수요가 부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우리나라는 물론 전북경제에 어떻게 작용할지는 사실 전북도를 비롯한 도내 경제, 산업계 전반의 최대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전라북도의 수출동향은 최근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선박, 정밀화학 등 주력 수출품목의 오랜 부진에 따라 지난 3년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 수출의 장기적인 침체에 따라 광역지자체 수출순위도 한 계단 떨어진 13위를 기록하면서 광역시를 제외한 지역중 최하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치상으로 드러나는 최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우리지역의 수출기반은 지난 수년 간 꾸준하게 강화되어 왔다. 우리 지역 수출부진이 주로 세계적인 경기 흐름과 세계 자동차 산업의 재편 과정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반등의 가능성이 크다.

조만간 GM군산공장의 새로운 모델 출시와 더불어 수출이 반등할 것으로 보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전라북도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수출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 전북경제 위축 우려

특히 미국 제일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의 기치를 내걸고 당선된 트럼프이기에 미국시장에 대한 수출확대는 고사하고 세계경제가 더욱 위축되어 부진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트럼프 신정부 출범과 함께 그 동안 후보자로서의 발언 및 선거 캠프의 성향 등으로 평가할 때 관세/비관세 장벽 강화, 무역협정 재검토 등 최근의 보호무역 기조가 더욱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행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서 출범한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한 12개 회원국들의 비준절차가 현재 진행중인 가운데 TPP 철회나 혹은 대폭적인 수정, 한미 FTA를 비롯한 기존 무역협정의 재협상 등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선거기간중 제시한 공약 이행여부가 아직 미지수이고 트럼프의 유세 기간중 통상관련 공약은 그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보호무역의 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또 미국 상하원 다수당을 차지한 공화당 내에서도 극단적인 정책에 대한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 대통령이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 대통령 한 명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WTO 출범과 함께 지난 20여 년간 다자간 무역규범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행정부의 교체로 글로벌 교역과 투자 규범이 한 순간에 바뀔 수 없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로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과 투자규범의 최대 수혜자이다.

▲지난해 전북 대미수출 9.6% 차지

지난해 전라북도 수출 79억5,700만 달러 중 미국이 7억6,400억 달러로 9.6%를 차지하고 있다.

비중도 증가세에 있는데 주요 수출품은 자동차, 기계, 화학, 철강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면 자연히 총생산이 줄고 고용도 상당 부분 타격을 받을 것이다.

실제로 전북연구원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만으로도 세계 GRDP가 0.7~0.8%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무역이 줄고 자국 기업 육성 여파로 해외투자가 감소하면 수출이 GRDP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전북으로서는 충격파가 클 전망이다.

전북 경제 구조상 수출이 GRDP 비중의 15~20%를 차지하는 만큼 이번 트럼프 당선으로 장기적인 충격이 예상된다.

앞으로 한미 FTA 재협상과 무역규제 강화 등 미국의 보호 무역 강화가 예상돼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산업, 석유화학산업, 철강산업 수출 감소로 전북내 생산량의 0.13% 감소하고 GRDP는 0.1% 각각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차분히 대비하면 절대 늦지 않다고 본다.

트럼프의 공약이 어느 정도까지 입법화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예측과 예단에 의한 혼란을 줄여야 하고 품목별, 상황별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특히 쌀과 한우 등 전북의 핵심 생산물에 대해서는 흐름을 긴밀하게 분석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신속히 세우고 시장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 김영준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김영준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장
“트럼프 신정부 출범을 미국시장 진출확대 기회로 활용하자”

일반의 우려와 걱정과는 달리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미국 신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및 감세, 보호무역 강화와 국내 산업에 대한 규제완화로 미국 실물경제에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질 경우 전라북도의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금년 10월까지 우리나라의 미국에 대한 수출이 5.9% 감소한데 비해 전라북도의 미국에 대한 수출은 1.2% 감소한데 그쳤다.

주력 수출품목인 자동차부품의 수출이 감소세를 이어갔으나 트랙터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화학기계와 화학공업제품, 반도체, 합성수지, 금속공작기계와 의약품 등 주요 제품의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전라북도의 수출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납품 등 간접수출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제품을 직접 수출할 수 있는 지역의 중소-중견기업들의 수출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열린 전라북도 무역의 날 전수식에서는 신젠타코리아(주)의 2억불 수출의 탑을 비롯해서 우리 지역 17개 업체들이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수출의 탑 수상 규모가 미미하다고 할 수 있으나 수상업체들이 대기업들이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들로서 꾸준한 기술개발과 해외시장 개척 노력을 통해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내수시장만 취급하던 중소기업이 수출전선에 뛰어들면서 2010년에 불과 10만불의 수출실적을 거둔 이래 6년만에 1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는 영광을 거두게 되었다는 것은 전라북도 중소기업들이 트럼프 시대에도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 지역 중소 중견기업들이 미국 등 선진시장 진출에 성공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인공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장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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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점장 2017-01-02 19:40:49
전북은행 출입기자들, 또 제주도 공짜 출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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