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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독감의 유행, 심상치 않다
김형준 신세계효병원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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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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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게이트, 9차까지 이어진 촛불시위, 대통령 탄핵가결이라는 초유의 정치적 이슈가 연일 터져 나오는 시국 때문에 온 국민이 우울하고 위축된 연말을 보내는 듯하다. 그사이 예년 같으면 톱뉴스가 되고도 남을 두 가지 사건이 언론의 무관심 속에서 점점 더 심각한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전국의 양계장과 산란계를 초토화하고 있는 AI사태와 역대 최대의 양상으로 퍼져가는 A형 인플루엔자 독감의 기세이다. 특히 독감의 유행은 AI보다 상대적으로 언론에서 덜 관심을 받고 있으나 현재 예사롭지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의 독감의심 환자는 51주차(12.11~17)에 외래환자 1,000명당 61.4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64명)에 도달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특히 학생 연령 층(7~18세)의 환자는 같은 기간 1,000명당 152.2명으로 1997년 인플루엔자 감시체계를 도입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강력한 전염력을 가지는 인플루엔자 독감의 특성과 밀집된 공간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의 특수성으로 학생 환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북지역에서도 학생 환자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26일 전북도교육청 ‘학교 인플루엔자 발병 현황’에 따르면 도내 학생 22만6,503명 중 지난 23일 기준 50주차 1,697명, 51주차 2,202명, 52주차에 1,586명이 추가로 발병했다고 발표했다. 확산을 막기 위해 뒤늦게라도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데 백신 수요량의 예측 실패로 이미 보건소와 병의원에서는 예방접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보통 10월부터 11월 사이 실시되는 독감예방접종은 12월 이전에 마무리되기 때문에 전북지역 보건소와 병·의원에서 대부분 “백신이 없다. 올해 예방접종은 끝났다”는 대답만 하고 있다. 통상 독감 우선 접종 대상자인 만 65세 이상 노인, 또는 6~12개월 미만 영유아에게 접종이 집중되기 때문에 이번 유행의 근원지인 초중고 학생들의 접종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는 이번 주가 확산을 막을 고비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계절성 인플루엔자 독감은 매년 겨울에 발생하는 질환이지만, 올해는 예정보다 일찍 대규모로 유행하면서 환자가 급증했다. 통상 10월부터 독감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데, 백신을 맞은 후 약 2~4주가 지나야 방어 항체가 형성된다. 미처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 바이러스가 퍼졌고 학교를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감염 확산 속도가 빨랐다. 아이들이 아프다 보니 가족끼리 철저히 격리하기보다 보호자가 곁에서 간호하는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한 가족 간 감염이 늘어난 것도 한 원인이다. 또한, 좀 더 독성이 강한 A형 바이러스인 점도 환자가 병의원을 많이 찾아 집계 환자가 급증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계절성 인플루엔자 독감은 일반 감기의 심한 형태가 아닌 전혀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대부분 호흡기를 침범하기 때문에 기침, 인후통 같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38도 이상의 갑작스러운 고열과 심한 근육통, 두통 같은 전신 증상이 감기보다 좀 더 뚜렷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감기는 아닌 것 같고 몸살 증상이 시작됐는데 갑자기 고열이 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정상 면역력을 가지는 대부분 환자는 이런 증상들이 2~5일에 걸쳐 호전되면서 대부분 일주일 내에 거의 회복된다. 다만, 기침은 수개월 이상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노인이나 영유아, 면역력 기능에 이상이 있는 만성 질환자는 이차적인 폐렴, 뇌수막염 같은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고위험군은 각별한 주의를 필요로 한다. 치료는 과거에는 증상치료와 휴식 같은 보존적 치료가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 인플루엔자에 효과를 보이는 항바이러스가 개발되어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이 경우도 증상 발생 후 48시간 이내 투약을 해야 효과를 보기 때문에 합병증의 위험이 큰 노인 등 고위험군은 독감이 의심스러울 때 즉시 병의원을 찾는 것이 권장된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 “지금이라도 접종을 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하는 질문을 받는데 질병관리본부는 “아직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경우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는 A형 독감 유행 이후 1~2월께 날이 조금 따뜻해졌다 싶을 때 찾아오는 것이 B형 독감 때문인데 B형 독감은 독성은 A형보다 약하지만, 전염력은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백신 접종을 권하는 것도 B형 독감 확산에 대비한 것이다. 물론 백신을 맞는다고 감염을 100%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염 위험을 낮춰주는 것은 분명하다. 그 외에도 기침이 날 때 휴지와 소매 등으로 입을 가릴 수 있는 기침예절을 서로 지키고, 마스크사용과 잦은 손 씻기, 양치 등을 통해 감염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으므로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형준<신세계효병원 진료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부안군 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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