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날씨, 겨울 축제장은 울상
포근한 날씨, 겨울 축제장은 울상
  • 설정욱·김기주 기자
  • 승인 2016.12.2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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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찾아온 24일, 임실군 관촌면에 위치한 사선대해피랜드 사계절 썰매장이 눈이 쌓여있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다./김얼기자

 최근 포근한 겨울 날씨에 전북지역의 겨울 축제, 썰매장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겨울비까지 내려면서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도내 겨울 축제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매년 1월 ‘남대천 얼음축제’가 열리는 무주군에서는 아직 행사를 치를 만큼 충분한 얼음이 얼지 않아 행사가 취소됐다. 이곳은 지난겨울에도 높은 기온에 행사 직전 비까지 내려 얼음이 녹고 남대천 수위가 오르는 등 안전상의 문제가 우려됨에 따라 취소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행사 기간 8만~1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 지역 대표 겨울 축제로 성장했지만,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행사 관계자는 “몇 차례 회의를 거듭한 장고 끝에 행사를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도내 눈썰매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임실군에 소재한 한 눈썰매장은 지난 15일에 개장을 했지만, 썰매장 언덕은 눈이 없는 민둥산이다. 최근 기온과 습도가 오른 탓에 썰매장에 눈이 없다. 야간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인공눈 만들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썰매장 관계자는 “기온과 습도가 높은 탓에 인공눈을 뿌려도 의미가 없다”며 “평년 이맘때쯤 단체 손님이 몰려왔지만, 올해는 줄줄이 예약 취소만 잇따르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마을 논밭에 얼음 썰매장을 만들어 운영하는 농촌마을도 따뜻한 겨울 날씨로 난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완주 밤티마을 얼음 썰매장은 개장 날짜도 잡지 못했다. 겨울철 잦은 비에 그나마 얼었던 얼음마저 녹아버리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겨울 스포츠의 꽃 스키장에도 평년보다 적은 적설량 탓에 인공눈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무주 스키장은 전체 21개의 슬로프 중 7곳만 개방했다. 인공 눈을 대거 뿌려 흙바닥을 메우는 등 슬로프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방학을 맞이해 대거 몰려오는 스키족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겨울 축제장은 기온이 떨어지기만을 바라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번 주부터 1월까지 도내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전주기상지청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도 있겠지만 대체로 포근한 겨울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설정욱·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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