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총력 대처 조기에 극복하자
조류인플루엔자(AI) 총력 대처 조기에 극복하자
  • 황의영
  • 승인 2016.12.20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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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리(亂離)다. 재앙(災殃)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창궐(猖獗)하고 있다. 지난 11월16일 충북 음성군과 전남 해남군 농가의 가금류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했다. 그동안 유일하게 AI가 발생하지 않던 영남지역까지 뚫렸다. 정부는 12월15일 AI방역 컨트롤타워를 정부 차원의 중앙사고수습본부로 전환했다. 지난 19일까지 살처분(殺處分, 생매장)한 닭·오리·메추리 등 가금류 마릿수가 1,900만 마리로, 매일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금까지 최대 AI 피해는 2014년1~7월의 1,396만 마리였다. 당시는 195일 동안 피해인데 이번에는 불과 한 달 만에 최고 피해를 경신했다. 계란이 품귀현상을 보이며 값이 오르고 식당과 빵집의 시름이 높다. 이번 AI재앙은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불러온 자명한 결과다. 초동대응에 실패해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와 같은 대재앙을 초래한 것이다. 지난 10월 말 충남 지역에서 발견된 철새 분변에서 치사율이 높고 인체에도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됐는데도 안이하게 대처했다. 그러다 지난달 16일 이번 재앙의 시발인 AI의심 신고가 접수됐고 주무부서에서는 이틀 후에야 회의를 열었고 총리는 9일 후 의정부시를 방문하는 등 늦장 대응했다. 방역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지방자치단체와의 공조도 무너졌다. 약효가 의심되는 소독약이 공급됐고, 일부 지자체는 허둥대다가 허위로 방역신고를 했다. 일시이동명령이 세 번 발동됐지만 여러 농가가 어겼고, 감염사실을 알고도 출하하기도 했다. 토종닭 유통을 금지했다가 해제하더니 다시 금지하기도 했다.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사이 AI가 통제 불능상태로 빠져들었다. 거의 같은 시기에 우리와 같은 종류의 AI가 발생했음에도 적절한 조기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한 일본 정부의 대응과 크게 대비된다.

정부는 12월16일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최고수준의 방역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모든 지자체에 ‘지역 재난 안전 대책본부’를 설치하여 현장 방역체계를 강화했다. 전국 주요도로에 통제초소를 확대 설치하여 확산을 방지하고 있다. 필요한 경우 도축장과 사료공장 등 축산관련시설의 잠정적인 폐쇄 조치를 할 수 있다. 발생한 시도에 정부 합동지원반 파견, 축산 관련 단체장 선거 연기, 전국 일시이동중지, 전국 가금류 축산농가 모임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 강화된 방역조치가 실효성이 있도록 관계부처 합동으로 현장방역 점검과 지도를 강화하는 한편,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지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에 이어 2003년, 2007년, 2014년에도 AI가 발생했다. 발생할 때마다 많은 피해를 냈다. 큰 피해를 입었으면서도 연례적이 되다시피 AI가 발생하는 것이 안일한 정부의 대응 때문임을 증명한다. 원인을 근본적으로 분석하여 적합한 대응방안을 마련하여 추후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하는데 사태가 진정되면 흐지부지되고 만다. 발생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돈과 인력이 투입되고 고생을 많이 하는가? 제발 소 잃고 나서라도 외양간이라도 고쳐보자. 이번에는 관계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근본적인 AI대응책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 기온이 높아져 AI가 진정되는 여름이 되려면 아직도 멀었고 2014년 발생한 H5N8바이러스가 최근 발견돼서 방역 상 아주 어렵게 됐다. 더욱 정신 바짝 차리고 대응해야 하겠다.

영하의 추운 날씨임에도 방역?살처분 등 현장에서 고생하는 공무원과 축산관계단체 임직원, 관련 농업인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가금관련 농장주들도 소독예찰을 강화하면서 외부인 차량 등 농장의 차단방역에 철저함을 기해야 한다. 관련 종사자들도 농장 출입을 최소화하고, 부득이 방문하는 경우에는 농장의 출입을 전후하여 1회용 방역복 착용과 소독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하겠다. 우리 국민 모두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차량소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가금류 사육농장 방문과 주요 철새도래지 출입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발생농장의 가금류는 모두 살처분 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닭고기, 오리고기, 계란 등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애용해 주셔서 실의에 빠진 가금류 축산 농가에 용기를 주시길 바란다. 재앙을 겪고 있는 가금류 축산 농가들도 용기를 잃지 말고 적극 대응하여 조속히 이번 사태를 극복, 우리의 닭과 오리 등을 지켜내어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보급기지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황의영<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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